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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책] 김예은, ‘지지 않는다는 말’


입력 2021.12.06 13:26 수정 2021.12.06 13:2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누군가 해줬으면 싶지만 아무도 해주지 않는 사사로이 따뜻한 이야기"

2019년 기준, 성인의 1년 독서량은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2달에 겨우 1권을 읽는 셈입니다. 이에 스타들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고, 대중의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나섭니다. 큐레이션 서점을 보면, 보통 책방지기의 취향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의 책’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큐레이션 속에 묻어나는 취향과 관심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마음의숲,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오늘의 큐레이터 배우 김예은


1989년생인 김예은은 2011년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했고 영화 ‘그날 밤’ ‘은하비디오’를 통해 2015년 제5회 충무로 단편,독립영화제 연기상과 제16회 대구단편영화제 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019),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2019)는 물론 연극과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만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홈타운’ ‘커피 한잔 할까요?’, 영화 ‘생각의 여름’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면서 안정적인 연기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오늘의 책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 마음의숲


◆‘지지 않는다는 말’은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 체험한 사랑, 구름, 바람, 나무 빗방울, 쓴 소설과 읽은 책, 예술과 사람 등에 관한 이야기의 집합체이며, 궁극에는 삶의 기쁨과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다. 문학적으로 더 깊고 넓어진 사유의 문장들, 그의 소설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워진 문장을 읽게 된다.


소설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매 순간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있는 만큼 견디며 극복하고, 하고 싶은 일은 지금 하면서 살아간다. 저자는 이런 삶의 자세 덕분에 인생이 더 소중해졌고 삶은 희망과 맞닿게 되었다고 기록한다.


책을 통해 그는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고통을 반복적으로 버티어 이겨내는’ 삶을 권하고, 삶의 고난 앞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관용과 무덤덤함을 끄집어내어 다시 한 번 더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바로 예술”이라는 든든한 말도 잊지 않는다.


◆왜 ‘지지 않는다는 말’을 추천하냐면


“한창 힘이 들어 부정적인 생각만을 잔뜩 머금고 있던 20대 후반, 한 친구가 추천했던 책이에요. 혼자 있고 싶은데 또 누군가의 이야기가 궁금한 아이러니한 마음이 들 때 꺼내 읽으면 산뜻하면서도 따뜻한 기분이 드는 책입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다시금 꺼내어 보면, ‘피식’하고 ‘그래, 그땐 그런 생각이었지 지금은 이렇게 느끼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죠. 아마도 그 시절의 제가 의지할 수 있던 문장들이 이 책에 많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존재 자체로의 저를 응원 받고, 지지 받는 이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밑줄


자란다는 건 내일의 세계가 오늘의 세계보다 더 나아진다는 걸 믿는 일일 텐데, 세상이 이 모양이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우리는 자라기가 좀 힘들어진다. ‘이 세상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상태로 그냥 존재하는 거야. 존재란 그냥 존재하는 것이지, 좋다고 말해서도, 나쁘다고 말해서도 안돼.’ (p.17)


“처음 읽었을 때부터 유난히 와 닿았던 부분이에요. 무언가를 더 하려고 무리하게 애를 쓰고, 무언가를 못했다고 자책하는 저와 제 주변의 많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왜 우리는 스스로를 존재 자체로 인정해주지 않는 건지, 씁쓸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여기저기 선물 해 주고 싶은 문장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 것들을 위해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나 자신이 너무나 투명해지는 일이었다. 물방울처럼, 유리처럼 투명해지는 일이었다. 스스로 속이지 않는 마음의 상태.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봐 겁내지 않는 상태. 아닌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는 상태.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건 대단히 가슴이 떨린다. 왜냐하면 거기까지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이기 때문이다. 거기까지 했는데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정말 안 되는 일이니까. 그제야 나는 용기란 한없이 떨리는 몸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걸 알게 됐다. (p. 270)


“독자들에게 추천을 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책을 읽어봤는데 전에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이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요즘 저에게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생각이에요. 이상하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스스로에게 솔직해 지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 밑바닥 가장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 임에도 그러기엔 막막할 만큼 두려울 때가 있어요. 어떤 상황 속, 관계 속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순간에 마음속에서 꼭 부여잡고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싶은 말 입니다.”


◆김예은의 한줄 평


“누군가 해줬으면 싶지만 사실은 아무도 해주지 않는 사사로이 따뜻한 이야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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