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 심어줄 수 있어…심각한 우려 표해"
"제작진, 사실과 허구 혼동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조치 나서야"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이 영화 '암살자(들)' 티켓을 출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과 관련해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학생들에게 미칠 교육적 영향까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로 넘길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12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에 중앙정보부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정치적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영부인 암살을 지시했다는 암시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총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김기춘, 김영수 전 검사가 조총련계에 포섭된 문세광의 단독 범행임을 거듭 밝혔고, 2002년 북한 김정일의 사과와 문세광 본인의 참회 등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럼에도 영화는 도입부에 '일부 다르게 각색됐다'는 식의 안내만 두어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보고서에서 한국 만 15세 학생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문항' 정답률이 25.6%로 OECD 평균(47.4%)에 크게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며 "제작진은 관객이 사실과 허구를 혼동하지 않도록 충분히 안내하는 등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학교 현장의 단체 관람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교총은 "학생 선호도나 관람 등급만으로 적절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사전 검토와 역사적 사실·허구 구분 안내, 관람 후 토론 등 교육적 준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 당국을 향해서도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수업 자료 제공과 함께 부당한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학교를 보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지난 6월 배재고 야구부 사안을 언급하며 "특정 역사에 대한 왜곡과 희화화에는 분노하면서, 또 다른 역사 왜곡에 침묵한다면 역사 교육의 원칙과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가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배우고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역사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이번 영화의 교육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대상에 따라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와 책임의 기준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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