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자택 앞 집회까지…영화인연대 “‘암살자(들)’ 비판, 개인 위협으로 이어져선 안 돼”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10.05 14:12  수정 2026.10.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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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19개 단체 공동 성명…“작품 비판과 개인 압박은 구분해야”

무대인사·BIFF 행사 잇따라 취소…“작품 평가는 관객과 사회의 몫”

영화계 19개 단체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출연 배우의 자택 앞 집회 등 개인을 향한 압박으로 번지자 우려를 표했다.


영화인연대는 5일 성명을 내고 “작품을 둘러싼 논의가 작품의 내용과 해석을 넘어,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힌 개인의 일상과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영화마케팅사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부산영화인연대 등 영화계 각 분야를 대표하는 19개 단체가 참여했다.


'암살자(들)'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인연대는 배우의 주거 공간을 대상으로 한 집회와 영화 관련 활동 및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 상황을 짚었다. 연대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면 그 해석과 표현을 둘러싸고 다양한 문제 제기와 사회적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유족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이들이 느끼는 아픔과 문제의식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을 향한 압박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인연대는 “작품의 내용이나 역사적 해석에 이견이 있다면 비평과 토론,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의견을 밝힐 수 있다”며 “그 과정이 개인의 주거지나 신상정보 등 사생활의 영역으로 확대되거나, 안전과 생업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이 ‘암살자(들)’의 작품성이나 역사적 해석에 대한 입장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연대는 “작품에 대한 판단은 관객과 사회의 몫이며, 서로 다른 평가와 비판이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생활과 안전까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개봉 이후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한 방식을 두고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실제 사건과 관련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창작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논란은 작품을 넘어 출연 배우들에게까지 번졌다. 지난 4일에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영화 상영 중단과 사과 등을 요구했다.


영화 관련 일정도 잇따라 취소됐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3일부터 5일까지 수도권과 부산 지역에서 예정했던 개봉 2주 차 무대인사를 취소했다. 허진호 감독과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일정도 취소됐다. 이민호가 7일 참여할 예정이었던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역시 취소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일 공식 SNS를 통해 “부득이한 사정”으로 행사가 취소됐다고 알렸다.


영화인연대는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논쟁이 사람을 향하지 않도록 함께 지켜봐 달라.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로 개인이 위협과 압박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영화인연대가 함께하겠다”며 “영화에 대한 시민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의 권리를 존중하는 동시에 영화인의 생활과 안전을 지키고, 영화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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