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사의' 이후 '강훈식 인선' 결정 안 돼
인물 부족·계파 안배 고려 등 지연 이유설만 무성
지속된 불안정 속 與내부 국감·보궐 등 고민 커져
불거진 유임 가능성에는 '지지율 악화' 우려 고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7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해지는 모양새다. 길어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고민으로 인해 교체인지 유임인지조차도 확실하지 않자 당 입장에서도 지지율 악화나 국정감사 대비 등 곤란한 상황들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후임 비서실장 인선이 계파 갈등, 보궐선거 대비까지 얽힌 고차방정식이 돼 가고 있는 만큼 확고한 시그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강훈식 실장의 후임 인선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앞서 강 실장은 지난달 21일 인사 검증 부실과 국정지지율 하락 등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대통령의 비서로 직무를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장은 국정과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일각에서는 비서실장의 대통령의 그림자로 부르며 행정부의 실질적인 2인자로 보기도 한다.
이런 중요한 자리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지난 1일 청와대가 정책실장과 경제성장수석의 인선을 발표할 때, 강 실장의 인사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후임으로 하준경 전 경제성장수석을, 새 경제성장수석에는 문신한 산업통상부 차관을 발탁했단 발표만 내놓는 것 그쳤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일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강 실장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 "인사권자(이 대통령)께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후 이날까지 강 실장의 후임 인선은 14일째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강 실장의 '유임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강 실장의 인선 고민이 길어지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각종 의혹으로 자진 낙마한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나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강 실장의 인선이 오리무중인 것이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단 지적에서다.
일각에선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가 정치적·내부적인 이유 때문이란 지적도 내놓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는 오는 6일 시작될 국정감사가 꼽힌다. 야권은 2기 개각 인사 실패의 책임을 강 실장은 물론이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정진장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 있다고 보고,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025년 11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같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강 실장의 후임 인선을 진행하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의 부담감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야 하는데, 이를 앞두고 새 인사로 바뀔 경우 취임 직후 청와대 현안 파악은 물론 국회 대응까지 맡아야 한다. 이에 당내에선 인선을 국정감사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입장에서는 이번 국감을 어떻게든 큰 문제 없이 넘기는 게 중요한데, 비서실장 인선이 늦어지는 게 야권에 또 다른 공세 빌미를 줄 수도 있어 걱정이 있는 상황"이라며 "인사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비서실장의 인사가 타이밍을 놓치는 모습으로 비치게 되면 국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당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된 계파 갈등과 부족한 인물론으로 인해 나오고 있다. 우선 친명(친이재명) 일색인 현 청와대 상황을 고려할 때, 또 다시 친명 인사를 쓰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극심한 계파 갈등이 지지층 분열로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비명계나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를 중용해 계파 화합을 안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족한 인물론은 향후 정치 일정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당내에서 차기 비서실장으로 유력한 인물은 김영진(경기 수원병·3선)·박성준(서울 중성동을·재선)·이해식(서울 강동을·재선)·천준호(서울 강북갑·재선)·한준호(경기 고양을·재선) 의원 등이다. 이들 의원들은 친명 인사라는 점과 함께 최근 지지율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단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비서실장으로 가게 될 경우엔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민주당 입장에선 만약 해당 의원 중 한 명이 사퇴해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가 열릴 경우, 어느 곳 하나 안심하기 어려운 지역들 밖에 없어진 셈이다.
이에 당내에선 외부 인사를 기용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 최재성 민주당 대표 특보단장 등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외에도 김민기 전 국회 사무총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누구는 거절했다고 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하는 얘기가 들리면서 '할 사람이 없나'하는 불안감까지 있다"며 "만약 미룬다고 하면 지지율에 타격이 있을 것이고 빨리 한다면 보궐이나 계파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을텐데 어느 쪽이든 확답을 내서 빨리 당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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