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거래대금 44%·거래소 영업손익 78% 감소
투자자 69.7% “투자 축소·중단”
해외 거래 이탈 땐 법인세수·과세정보까지 놓칠 수도
거래 감소와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국내 코인시장에 내년 과세까지 더해지면 투자 이탈과 법인세수 감소로 세수 확대 효과마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거래 감소와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내년 소득 과세까지 앞두고 있다. 거래가 줄어 수익 기반이 흔들리는 시장에 세금 부담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취득가액 확인과 손실 처리 등 기존 쟁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과세가 투자 축소와 거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 소득에서 새로 세금을 걷더라도 거래소 이익이 줄어 기존 법인세수가 감소한다면 전체 세수 확대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4일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거래소 영업손익은 78% 줄었다.
거래수수료에 의존하는 국내 거래소는 거래가 줄면 수익도 함께 감소한다. 과세 이후 투자 축소나 거래 이탈이 더해지면 사업자들의 실적 회복도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과 수급 여건 악화 등을 상반기 시장 위축의 배경으로 꼽았다.
대외 불확실성에 눌린 시장에 내년부터는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까지 더해진다.
현행법상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시장에서는 과세로 확보할 세수뿐 아니라 국내 거래 기반이 약해질 가능성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타이거리서치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7%는 과세 시행 이후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주식·펀드 등 다른 금융자산으로 투자금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71.8%였다.
타이거리서치는 투자 의향과 기존 과세국의 거래량 변화 등을 반영해 내년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3대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이 올해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거래 위축은 세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거래소 이익이 줄어 법인세수가 감소하면 전체 세수 확대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새로 걷을 세금과 함께 줄어들 기존 세수도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과세 준비를 둘러싼 쟁점도 해소되지 않았다.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간 자산의 취득가액을 확인하고 손익을 계산해야 하는 부담이 대표적이다.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공제하는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점도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거래가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이동하면 손익 확인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대금과 수수료 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투자자와 과세당국은 여러 경로에 흩어진 거래내역을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한다는 원칙과 현행안을 2027년부터 그대로 시행하는 문제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과세기준과 신고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면 국내 거래가 위축되는 동시에 일부 거래가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국내 산업 기반은 약해지는 반면 과세당국이 확인해야 할 거래정보는 더 분산돼 세수 확보와 시장 감독도 함께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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