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당원 이어 국민의힘 의원까지 '징계' 압박
지지율 하락 국면서 지지층 결집 위한 행보?
與 "적법한 사유로 징계한 것…정치적 의도 없어"
정치권 "집권여당답게 대국적으로 정치해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당을 떠나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도운 전직 당원에 이어 국민의힘 소속 현역 의원에 대해서까지 징계와 제명을 압박하면서 이른바 '징계정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각각 당규와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다수 의석을 앞세워 내부 이탈자와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민석 지도부가 한편으로는 조국 측 인사를 징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면서 진보·보수 전방위 대통합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던 기조와 실제 행보가 엇박자를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경기도당 윤리심판원은 최근 6·3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탈당해 조국 당시 혁신당 후보를 도운 유승영 전 평택시의회 의장에 대해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결정했다. 유승영 전 의장은 민주당이 평택을 지역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김용남 후보 공천에 반발하다 지난 5월 탈당한 뒤 조국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당규에 따른 정당한 징계 절차라는 입장이다.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한 경우 탈당 이후에도 징계사유를 확인할 수 있고, 향후 복당 심사 과정에도 이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하지만 혁신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결정을 두고 "조국을 돕는 사람은 당을 떠난 뒤에도 끝까지 쫓아가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조국 원장도 당적이 없는 사람을 어떤 근거로 징계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조 원장은 민주당과 김민석 대표를 향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그는 전날 유튜브 '박시영TV'에서 김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을 포함한 범민주·개혁·진보 진영의 대표로 움직이는지, 민주당 안 특정 계파의 수장으로 움직이는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연대·통합 논의에도 불신을 드러냈다. 조 원장은 민주당이 형식적으로는 합당과 연대를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TF를 만들면 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불신이 있다면 그 불신을 해소하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양당이 통합·연대를 논의하면서도 신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접촉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징계와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데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내란 아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와 역사를 모욕하는 행태"라고 규정하며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과 제명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은 국회 의안과에 실제 징계안과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국회 윤리위 운영 방식 자체를 손볼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2일 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서 현재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여야 동수로 구성돼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김 의원에 대해 의원 자격이 없다며 제명돼야 할 의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 차원의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의결됐다. 무기명 표결에서 재석 의원 16명 전원이 찬성했고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다만 제명 촉구 결의안은 실제 제명과는 별개의 절차로, 의원에 대한 제명은 국회 윤리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 등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민주당이 내부 이탈자뿐 아니라 제1야당 현역 의원까지 징계 대상으로 삼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을 전면에 내세워 결집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8.7%, 국민의힘은 39.4%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1.5%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0.9%p 상승했다. 양당 격차는 0.7%p로 오차범위 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탈당한 일반 당원을 제명한 것도 모자라 타당의 의원까지 징계하라고 압박하는 모습이 과연 집권여당이 맞나 싶다"며 "당 지지율이 반등할 여지가 보이지 않자 조급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당의 권력을 이용해 징계 정치에 나선 행위가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당장 앞에 닥친 일만 바라보면서 뒷일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범여권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내 편이면 품고 정적이면 무조건 제거하려고 하는 것이 김 대표가 말한 통합과 연대의 행보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며 "집권여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좀 더 대국적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치적 의도와는 선을 긋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적법한 절차와 사유를 통해 징계한 것일 뿐 그 외에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특히 김 의원은 법조인 출신이면서도 내란을 옹호하는 궤변을 내뱉은 만큼 징계 이상의 처분이 내려져야 마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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