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과세 코앞인데…국민의힘, ‘네 번째 유예’ 띄우나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21 17:12  수정 2026.09.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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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법·취득가액 검증·해외 거래정보 등 과세 기반 미비

폐지·2029년·2030년 유예안 병행…“청년에게 부담 집중”

국민의힘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21일 국회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열고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현행 제도로는 과세가 어렵다며 유예론에 힘을 실었다.


가상자산의 법적 개념과 과세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데다 취득가액 검증과 해외 거래정보 파악 등 과세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원론적으로 과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유예와 제도 보완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국민의힘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21일 국회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열고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준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2022년부터 세 차례 시행을 연기해 2027년부터 가상자산에 과세하기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준비된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법 제정도 마치지 못했고 용어에 대한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부터 시행하는 것은 투자자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국민의힘은 아직 디지털자산 과세가 무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과세 강행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과 투자자 자금의 해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과세로 확보하는 세수보다 국내 거래 감소와 산업 위축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국내 거래 위축과 자금의 해외 이탈로 세수 증대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 부담이 결국 투자자와 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지 않은 채 현행 제도를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추가 유예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법이 실제로 시행됐을 때 발생할 문제점과 대응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시기상조이고 문제점이 많다면 당연히 유예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태로는 시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내년 1월까지 산재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의 과세 폐지 입장에서 유예로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원론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가상자산 과세는 아직 시행되지도 않았고, 지금은 과세하면 안 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가상자산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폐지안과 과세 시행 시점을 각각 2029년과 2030년으로 미루는 유예안이 발의돼 있다.


정부는 예정대로 2027년부터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취득가액 산정·검증 체계와 해외 거래정보 확보, 새로운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 등이 주요 문제로 거론됐다.


DAXA 측은 과세 필요성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취득가액 산정·검증 인프라와 거주자·비거주자 판단 체계,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정보 확보 방안 등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스테이킹 등 거래 유형별로 무엇을 언제 과세할 것인지도 법령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국세청이 마련 중인 세부 과세 지침이 공개되면 내용을 검토한 뒤 당의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국세청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세청이 마련한 세부 내용이 나오면 이를 살펴본 뒤 당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청년 투자자에게 과세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치솟은 물가와 꽉 막힌 취업문, 근로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조차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많은 청년 세대가 디지털자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청년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충분한 준비 없이 과세를 서두른다면 그 혼란과 부담은 청년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소득에 현행 과세 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자산 간 과세 형평성에 부합하는지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공청회 등을 통해 업계와 투자자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과세 유예안과 폐지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지금은 어떠한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며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마련하되, 투자를 위축시키는 제도라면 폐지하는 방안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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