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슈퍼위크] 발행길 열린 토큰증권, 원장에 갇혔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10.04 08:09  수정 2026.10.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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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별 원장 구축…자산 이전 제한

이중기재 막지만…유통 확장엔 제약

거래·담보 활용 넓힐 연결 기준 과제

토큰증권 발행 기반은 마련되고 있지만, 원장 간 이전 제한으로 거래·담보 활용을 넓히기 위한 연결 기준이 과제로 남아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제도 정비가 이뤄지는 가운데 발행된 토큰증권이 다른 블록체인으로 이동할 수 있느냐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각자 구축한 분산원장을 예탁결제원 시스템에 연결하더라도 원장 사이에서 토큰증권을 옮기는 데는 제한이 따를 전망이다.


해외에서 토큰화 자산의 활용이 담보와 결제로 확장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발행 이후의 연결이 과제로 남을 수 있다.


4일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가 국회 실물자산 토큰화(RWA) 세미나 논의를 반영해 작성한 ‘토큰증권에서 RWA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은 발행 후 다른 분산원장으로 자산을 이전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토큰증권 정책방향에 첨부된 가이드라인은 하나의 증권을 하나의 분산원장에서 발행·유통하도록 하고, 발행 후 다른 분산원장으로 일부 또는 전부를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분산원장은 증권의 발행량과 보유자, 거래 내역 등을 여러 참여기관이 함께 기록하고 검증하는 장부다. 토큰증권은 이 장부를 활용해 증권의 권리를 관리한다.


국내 인프라는 모든 토큰증권을 하나의 블록체인에 모으는 방식이 아니다.


증권사 등이 분산원장을 구축하고 이를 예탁결제원의 토큰증권 시스템과 연결한다.


여러 원장이 병존하면서 예탁결제원이 발행량과 등록정보가 일치하는지 관리하는 형태다.


여기서 시스템 연결과 자산 이전은 구분된다.


각 원장의 정보를 예탁결제원이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한 원장에서 발행한 토큰증권을 다른 원장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A 원장에서 발행된 토큰증권을 B 원장으로 이전해 그곳의 금융서비스와 연결하려면 별도의 이전 절차와 허용 기준이 필요하다.


기존 원장 안에서 거래하는 것과 원장을 넘나들며 자산을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전 제한은 증권의 권리와 수량을 명확히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같은 증권이 두 원장에 중복 기록되거나 실제 발행량보다 많은 수량이 유통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다.


자산이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관리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출발 원장에서 기록을 지우는 시점과 도착 원장에 다시 기록하는 시점이 어긋나면 해당 수량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계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자산의 활용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개별 원장에서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다른 원장의 자산·서비스와 연결하는 데 제약이 생겨 시장이 나뉠 수 있어서다.


토큰화의 실익은 자산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보유 자산을 거래하고 담보로 활용하며 대금을 지급하는 과정까지 연결될 때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발행 기반이 확대돼도 원장 간 연결이 제한되면 이러한 활용은 개별 원장 안에 머물 수 있다.


해외에서는 토큰화 자산을 결제수단과 연결하고 담보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 DBS와 프랭클린템플턴, 리플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고, MMF 토큰을 환매조건부채권매매(레포) 등의 담보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하는 데서 나아가 다른 자산과 교환하고 자금 조달에 활용하는 단계로 논의가 옮겨가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연결 필요성은 정책 과제로 제시돼 있다.


금융위 정책방향은 향후 블록체인상에서 증권과 대금을 결제하기 위해 토큰증권 원장과 스테이블코인 원장을 연계하는 방식을 검토하도록 했다.


다만 증권과 결제수단을 연결하는 문제와 서로 다른 토큰증권 원장 사이에서 자산을 이전하는 문제는 별개다.


결제 연결이 추진되더라도 토큰증권의 원장 간 이전에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


김 변호사는 “원장 간 이전을 자유로운 수평 이동이 아니라 허브를 경유하는 통제된 절차로 설계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어 “이전 대상 수량을 출발 원장에서 동결하고, 예탁결제원의 총량 검증을 거쳐 말소와 재기재를 하나의 완결된 처리로 묶으며, 그 사이의 수량은 허브의 장부에만 존재하게 하면 이동 중 총량 공백의 문제는 제거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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