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서 자시법 개정안 논의 불발
앞선 안건 논의 길어져 심사 미뤄져
네 차례 상정 이어 또다시 일정 연기
내년 2월 제도 시행과 시차 커질 수도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법안이 또다시 심사 순서에 밀리면서 토큰증권 시행 이후 상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비금전 신탁수익증권형 조각투자의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또다시 국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여야가 같은 방향의 법안을 발의하고 정부도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앞선 안건 논의가 길어지면서 실제 심사 순서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관련 인프라와 상품 설계 기준은 마련되고 있지만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의 일반적인 발행 근거는 다시 국회에 남게 됐다.
16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전날 비금전재산을 신탁한 경우에도 수익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심사 안건에 올렸다.
그러나 앞선 안건을 둘러싼 논의가 길어지면서 해당 법안에 대한 실질적인 심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관련 법안으로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1월 대표발의한 개정안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지난 8일 발의한 개정안이 있다.
두 법안은 비금전재산을 신탁한 경우에도 수익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원칙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김상훈 의원안이 정무위 법안소위에 상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24일과 올해 3월 31일, 4월 2일, 5월 12일에도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의결되지 못했다.
네 차례 상정에도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지만 최근 여당인 민주당에서 같은 방향의 법안이 발의되면서 이번에는 입법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심사 순서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법안은 또다시 다음 소위 일정을 기다리게 됐다.
상품 기준 나왔지만 발행 근거는 국회에
현행 자본시장법은 신탁업자가 금전신탁 계약에 따라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경우만 허용한다.
이에 비금전재산을 활용한 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려는 사업자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거나 자산유동화법상 유동화계획을 이용하는 등 예외적인 경로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혁신금융서비스는 지정 기간에 제한이 있고, 자산유동화법을 활용하려면 자산보유자 자격 등 별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위는 2022년 10월 ‘신탁업 혁신 방안’을 통해 비금전재산 신탁의 수익증권 발행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중소·혁신기업의 자금조달 통로를 넓히고 조각투자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 개정은 약 4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사이 금융당국의 제도 정비는 한발 더 나아갔다.
금융위는 지난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의 기초자산 요건과 공시, 청약·배정 방식 등을 담은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다만 모범규준은 상품을 설계하고 발행하는 과정에서 적용할 기준일 뿐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의 일반적인 발행 근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상품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기준은 나왔지만 이를 일반적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은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입법 늦어질수록 상품 공백 확대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토큰증권 제도와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제도의 시행 시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토큰증권 도입과 투자계약증권 유통을 위한 개정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은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반면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법안은 다음 소위 일정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법안이 추후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행일이 공포 후 1년으로 정해지면 토큰증권 제도가 시행된 뒤에도 상당 기간 비금전 신탁수익증권을 일반적으로 발행하기 어려운 공백이 생긴다.
입법이 늦어질수록 상품 공급 시점도 그만큼 뒤로 밀리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등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 심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토큰증권 제도 시행과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발행 사이의 공백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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