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과세⑦] 이재명이 힘 실은 금투세 폐지…코인은 왜?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09 15:26  수정 2026.09.09 15:33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금투세 폐지로 국내 상장주식 매매차익 대부분 비과세

디지털자산 육성 내건 정부…엇갈린 과세에 형평성 논란

금투세 폐지에 동의했던 이재명 정부가 가상자산에는 22% 과세 방침을 유지하면서 투자자 간 조세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1300만 코인족이 맞닥뜨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는 투자소득에 22%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손실 반영과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세부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 차례 미뤄진 코인 과세의 쟁점과 향방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금투세 폐지 결정에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동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1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기본적 원리는 당연하다”면서도 정부·여당이 추진한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어려운 데다 1500만 주식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금투세 기본공제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고 손실 이월공제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과세 원칙보다 시장 상황과 투자자 부담을 우선한 셈이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가 1300만명을 넘어선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대금 감소와 시장 위축 우려에도 2027년 과세 방침이 유지되고 있다.


주식 차익은 비과세…가상자산은 22%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 개인투자자가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해 얻은 매매차익은 원칙적으로 비과세다.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양도하거나 장외에서 거래하는 경우 등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만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반면 2027년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효세율은 22%다.


가령 일반 개인투자자가 국내 상장주식으로 1000만원을 벌면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은 원칙적으로 0원이다.


가상자산으로 같은 금액을 벌면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22%를 적용해 165만원을 내야 한다.


수익이 5000만원이라면 주식 투자자의 세금은 0원이지만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는 1045만원이 부과된다.


주식은 손실 반영 검토…코인은 이월공제도 없어


가상자산 투자자는 손실을 세금 계산에 반영하는 데도 불리하다.


같은 과세연도에 여러 가상자산을 거래해 발생한 손익은 합산할 수 있지만 주식이나 펀드 등 다른 금융투자상품의 손실과는 통산할 수 없다.


한 해 발생한 가상자산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빼주는 결손금 이월공제도 허용되지 않는다.


금투세는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손익을 합산하고 남은 손실을 다음 과세연도로 넘겨 공제하는 구조였다.


이 대통령은 금투세 폐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손실 이월공제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까지 살펴봤다.


주식 투자자에게는 시장의 위험과 손실을 폭넓게 반영할 방안을 검토했지만 변동성이 더 큰 가상자산에는 이월공제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주식 투자자의 손실과 부담은 고려하면서 가상자산의 기존 과세 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는 현 정부의 정책이 디지털자산 육성 기조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디지털자산 키운다면서…투자소득에는 22%


실제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정비해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통합 감시체계 구축과 거래 수수료 인하 등도 약속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주요 공약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반면 2027년 과세 일정은 그대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 육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는 더디지만 기본공제 250만원과 22% 세율, 결손금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기존 과세 체계는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주식은 기업의 지분과 의결권을 나타내는 증권인 반면 가상자산은 종류에 따라 기능과 발행 구조가 다양하다.


국내 주식 투자자 역시 거래 과정에서 증권거래세를 부담하고 배당소득에는 세금을 낸다.


다만 법적 분류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기본공제와 손실 반영 방식에 큰 격차를 두는 것이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면 세 부담을 줄이려는 투자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이나 해외 거래소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위축되는 반면 과세당국의 거래내역 파악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금투세 폐지 당시 과세 원칙보다 국내 증시의 어려움과 1500만 투자자의 부담을 우선했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왜 같은 판단을 적용하지 않는지 정부가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원칙을 자산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