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은 北에 사과 요구했는데…李는 이튿날 대화 강조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10.02 06:30  수정 2026.10.0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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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부상 장병 위로…北 책임 직접 언급 없어

포로 송환 공개한 우크라엔 靑 해명·사과 요구

전문가 "北 보복 땐 국민 안전 위협…대통령 발언 신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회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군의 대북 사과 요구 이튿날 북한을 향해 대화 복원을 촉구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다친 장병들에게 위로를 전했지만 북한의 책임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군이 북한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경고 수위를 높인 가운데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는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에 무게가 실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서는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며 "빠른 쾌유를 빌며 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사고와 관련한 북한의 책임이나 대북 사과 요구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지뢰 사고에 관한 공개 발언은 없었다.


이는 전날 군이 내놓은 대북 경고와 차이가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0일 북한에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유엔사도 같은 날 현장조사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놓인 북한 지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라는 것이 잠정 결론이냐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고 이에 따라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며 "다양하고 필요한 방책을 가지고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작전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사고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담화에서 이번 사건이 과거 목함지뢰 사건을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또 "총탄 한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에는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사격을 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군의 책임 추궁에 북한이 부인과 위협으로 맞선 상황에서도 이 대통령은 장병 지원과 대화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군수도병원에서 부상 장병들을 만나 회복에 전념할 것을 당부하고 치료·재활 지원과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충분히 예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에 대한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는 북한군 포로의 국내 송환 공개를 둘러싼 청와대의 강경 대응과도 대비된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가 송환 사실을 공개하고 비공개 합의 여부를 부인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먼저 비공개를 요청했으며 우리 측도 포로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등을 고려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비공개에 합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송환 사실을 공개할 수 있었다며 북한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다만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의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통령의 한마디는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며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 결과를 토대로 발언하면 그 무게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최종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보복으로 이어질 경우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다만 최종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만큼 큰 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고 사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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