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코스피 18.8% 급락…주요 증시 중 최악
상반기 60% 폭등 이끈 반도체주, AI 우려에 급반전
고금리·외국인 이탈 겹쳐…그래도 연초 대비 60% 상승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불과 석 달 만에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를 두고 AI 시장 자체가 꺾였다기보다 반도체에 집중된 한국 증시의 구조와 과도한 레버리지가 하락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코스피가 3분기 18.8% 하락해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용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코스피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7월부터 반도체주 매도세가 시작되자 상황이 뒤집혔다”며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과 국내 물가 압력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7월 한국의 AI 주식 급락을 두고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가 강한 시장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가 하루 15% 폭락하자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규모 주식을 처분했고, 이것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주목되는 점은 AI 반도체의 실제 수요가 식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30일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AI용 메모리 주문이 생산능력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고객사들의 장기 공급계약 규모도 지난 6월 220억 달러에서 320억 달러로 불어났다.
세계 증시도 AI 열풍의 수혜를 계속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고유가와 국채금리 급등에도 미국 기술기업의 강한 이익 증가가 글로벌 증시를 떠받쳤다고 분석했다. 결국 코스피의 추락은 ‘AI 붐의 종말’보다는 AI와 반도체에 빠르게 몰렸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한국 증시 특유의 쏠림 구조가 드러난 결과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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