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 469명 분석
치료제 전환군, 혈중 농도 낮아도 1년 내시경 관해율 비슷
“이전 생물학제제 사용 등 치료 이력 고려한 맞춤 전략 필요”
김미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소아청소년 크론병의 치료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피라미드 가장 상단이 생물학제제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크론병 치료에서 이전에 어떤 생물학제제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이후 치료제의 혈중 농도와 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이전 치료 이력을 함께 고려해 약물 농도와 효과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서울병원 김미진·권이영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2003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인플릭시맙 치료를 받은 소아·청소년기 크론병 진단 환자 469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크론병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반복되는 난치성 질환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등증 이상에서는 아달리무맙이나 인플릭시맙 같은 생물학제제가 주요 치료제로 쓰인다. 치료 효과를 유지하려면 약물의 혈중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활용되는 농도 기준은 주로 생물학제제를 처음 사용하는 환자를 토대로 마련됐다.
연구팀은 469명을 인플릭시맙을 첫 생물학제제로 사용한 372명과 아달리무맙을 사용하다 인플릭시맙으로 전환한 97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전환군은 아달리무맙 치료 초기에는 효과를 보였지만 항약물 항체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효가 떨어지는 ‘이차 반응 소실’이 나타난 경우다. 두 군 모두 아자티오프린을 병용했다.
치료 약 1년 뒤 내시경으로 장 점막 상태를 평가한 결과, 관해율은 첫 사용군 61.3%(228명), 전환군 58.8%(57명)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아달리무맙을 사용하다 인플릭시맙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처음부터 인플릭시맙을 사용한 경우와 비슷한 수준의 장 점막 호전을 보인 것이다.
반면 인플릭시맙의 평균 최저 혈중 농도는 첫 사용군 6.19µg/mL, 전환군 4.73µg/mL로 전환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내시경 관해를 예측하는 최저 혈중 농도 기준값도 각각 5.16µg/mL와 3.29µg/mL로 차이를 보였다. 투여 간격을 줄이는 용량 조절 역시 전환군에서 더 자주 이뤄졌다.
다만 이번 결과가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더 낮은 목표 혈중 농도를 적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팀은 향후 전향적·장기 연구를 통해 치료 이력에 따른 적정 농도와 치료 반응의 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이영 교수는 “아달리무맙을 쓰다 인플릭시맙으로 바꾼 환자는 혈중 농도가 더 낮았음에도 1년 내시경 관해율은 비슷했다”며 “치료 이력에 따라 약물 농도와 치료 반응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미진 교수는 “소아 크론병은 오래 치료해야 하는 병이므로 한 가지 약의 반응만 볼 것이 아니라 환자가 거쳐 온 치료 과정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며 “치료 이력과 염증 수치, 체질량지수, 약물 농도를 함께 보고 해석하는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염증성 장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Inflammatory Bowel Disease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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