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기업 시가총액 비중 83.4%
밸류업 문화 확산 속 자사주 매입 및 소각·현금 배당↑
거래소, 자본시장 체질 개선…저PBR 기업 공표까지
코스닥 활성화·대기업 기업 지배구조 변화 등은 과제
29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한국 증시 선진화를 위한 핵심과제 논의>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문화가 국내 자본시장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29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코리아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거래소가 2024년 5월부터 시행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과 투자자들의 평가를 연결해주는 제도라는 게 김 상무의 진단이다.
김 상무는 “기업이 스스로 기존 밸류업 공시의 이행 실적을 평가하고, 향후 계획을 다시 시장에 설명하는 주기적 공시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회성 공시가 아닌, 상장 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총 756곳으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시장의 83.4%다. 이 중 코스피 상장사는 354개사, 코스닥 상장사는 402개사다.
밸류업 문화 확산 속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현금 배당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현금 배당액은 올해 8월 기준 5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50조9000억원) 연간 규모를 8개월 만에 넘어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과 비슷한 산업 구조를 가진 중국·일본·대만 등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배당 성향이 낮은 편이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배당금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김정영 상무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기업과 투자자 간의 소통 수단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업과 시장의 인식이 달라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조치를 통해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이 일환으로 장기간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기업 대상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공표’ 제도를 오는 11월 시행한다.
김 상무는 “단순히 저평가 기업 명단을 공개해 망신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 스스로 저평가 원인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닥 활성화와 기업 분석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2025년 기업 분석 보고서가 발간된 기업은 전체의 40% 미만”이라며 “기관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다양하게 추진되는 상황에서 기업 분석 범위가 넓어지고 빈도가 증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편향된 투자의견도 꼬집었다.
김 실장은 “글로벌 주요국에 비해 애널리스트의 외부 의견 비중이 낮고, 이로 인해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에 괴리가 생기게 된다”며 “매수 의견에 집중된 보고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애널리스트의 독립성과 보상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의미한 기업 지배구조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학균 센터장은 “금융지주 회사들을 중심으로 모범 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나, 한국에서 지배구조의 핵심은 금융업이 아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에서는 의미 있는 지배구조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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