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순매수 19.6억 달러…58% '뚝'
저가매수 진정·금리 부담
지난 8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9억6234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6억4241만 달러와 비교하면 57.7% 급감한 규모다.ⓒ연합뉴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한달 새 절반 넘게 줄었다.
미국 증시 반등으로 저가 매수 수요가 줄고 금리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9억6234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6억4241만 달러와 비교하면 57.7% 급감한 규모다.
사고파는 거래 자체도 줄었다.
미국 주식 매수·매도 결제금액을 합친 일평균 결제금액은 ▲지난 6월 29억8330만 달러 ▲7월 20억8610만 달러 ▲8월 18억5600만 달러로 감소했다.
두달 새 37.8% 줄어든 셈이다.
반면 보유한 미국 주식의 몸값은 불어났다.
8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883억6418만 달러로 전월보다 약 9.8% 증가했다.
이는 실제 매수세 확대보다는 미국 증시 반등에 따른 보유 주식의 평가액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8월 미국 증시는 7월과 달리 상승세를 보였다.
나스닥100지수는 7월 한달간 6.6% 하락했지만, 8월에는 4.2% 상승하며 두달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S&P500지수도 8월 2.7% 올랐다.
8월 들어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진정된 데다 금리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매수 강도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8월 중 4.77%까지 올라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시장금리가 이어질 경우 주식, 특히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8월 순매수액 감소는 미국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기보다는 7월 '폭풍 매수'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8월에도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19억 달러 넘게 순매수했다.
매수 강도는 약해졌지만 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자금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의 경계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증권사에 과도한 해외주식 이벤트와 광고를 자제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해왔다.
해외주식 투자가 늘면 달러 수요가 커져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 지급이나 수수료 할인 등 과도한 이벤트가 투자자의 잦은 매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할인과 환전 우대, 투자지원금 지급 등 공격적인 고객 유치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주식 매수세와 거래 규모는 이미 줄어드는 추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마케팅 자제가 실제 해외투자 억제로 이어지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자의 수수료·환전 혜택이 줄고 증권사 간 경쟁이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7월에는 미국 기술주가 크게 조정받으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이례적으로 몰렸고, 8월에는 증시가 반등하면서 매수 강도가 자연스럽게 낮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주식 거래가 이미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나 환전 혜택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