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없는 충북에 ‘해양과학관’…성공 안착 위한 과제는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9.29 12:01  수정 2026.09.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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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해양과학관 29일 개관

첫 내륙 해양 거점 탄생

‘지속가능성’ 문제 고민해야

국립청주해양과학관 전경. ⓒ국립청주해양과학관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하지 않은 충청북도에 첫 국립 해양문화 시설이 들어선다. 29일 정식 개관하는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내륙 주민들에게 바다의 가치를 전하고, 국가 해양문화 균형 발전을 이끌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해안 중심에 머물던 해양 문화 향유의 기회를 내륙 깊숙이 확장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과학관 개관이 갖는 의의와 함께 향후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필요 사항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해양문화 격차 해소와 보편적 문화 향유권의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했다. 실제 그동안 국립울진해양과학관과 국립해양박물관 등 유사 시설 대부분은 연안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이에 따라 충북을 비롯한 중부 내륙권 주민과 학생들은 해양 교육과 전시를 접하려면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에 청주에 국립 시설이 자리 잡으면서 수도권 남부와 충청권 일대 주민들이 일상에서 바다 생태와 역사를 접할 수 있는 물리적 접근성이 개선됐다. 바다가 삶의 터전이 아닌 지역에서도 해양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교육 거점이 마련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내륙과 해양의 연결’이라는 독창적인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바다의 풍경을 내륙으로 옮겨오는 데 머물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강과 하천을 통해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의 역사, 내륙과 연안 간의 물류 교류, 선조들의 해양 문화 등 내륙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서사를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만큼 국립청주해양과학관만의 독창성을 키우라고 주문한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기존 과학관, 박물관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한다면, 내륙형 해양과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수 있다.


중부권 과학·교육 클러스터와의 연계 시너지도 중요하다. 충북 지역에는 오송 생명과학단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과학기술 기반 시설이 인접해 있다. 여기에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을 더해 해양생명공학, 미래 해양과학 기술을 아우르는 융복합 과학교육이 가능해졌다.


청소년들에게 단순 관람을 넘어 미래 해양 신산업과 해양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입체적으로 교육하는 거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에 관한 우려도 있다. ‘바다 없는 해양과학관’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신이다. 결국 개관 초기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으려면 수족관이나 단순 모형 전시 위주 구성을 지양해야 한다.


실물 바다를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한 몰입형 전시와 함께 최신 해양 이슈(기후변화, 해양 플라스틱 오염, 해양 에너지 등)를 주기적으로 다루는 기획전시는 필수다.


연구와 유물 수집 역량 강화도 시급하다. 과학관의 본질은 전시뿐 아니라 연구와 보존에 있다. 내륙에 위치한 만큼 관련 유물 확보와 해양사 연구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기존 해안가 기관들보다 불리할 수 있다.


선행 유사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다지고, 강과 바다를 잇는 역사·문화 유물을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이밖에 운영 전문성 확보와 지역사회 협력도 필수다. 해양 전문 인력의 내륙 유치와 안정적인 연구·운영 환경 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연계도 필요하다.


지역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상설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근 문화 시설과 결합한 관광 동선을 마련해야 과학관이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립청주해양과학관 개관은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바다와의 물리적 거리를 문화적·교육적 친밀함으로 메우고, 내륙 사람들에게 해양적 사고를 심어주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국립 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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