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뜯고 부지 팔아 체질 바꾸는데…LGD 이익은 왜 줄어드나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29 12:43  수정 2026.09.29 12:43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구미 P6E 철거·P2·P3 부지 매각…저수익 LCD 자산 잇단 정리

OLED 매출 비중 61%까지 올랐지만 3분기 영업익은 전년비 하락 전망

환율·수요 둔화, 최대 고객 매출 57.5%…OLED에도 수익성 변수 여전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 제공·AI 이미지 표기

LG디스플레이가 공장을 뜯고 부지를 팔아가며 저수익 LCD 중심의 사업구조를 걷어내고 있다. 한때 14조원 넘는 자금이 투입됐던 구미사업장에서는 가동을 멈춘 생산시설의 철거와 매각이 이어지고, 회사 전체 OLED 매출 비중은 지난해 역대 최고인 61%까지 올라섰다. 저수익 LCD 자산을 덜어내고 고부가 OLED에 힘을 싣는 체질 전환이 상당 부분 진행된 셈이다.


숫자도 한동안 방향을 같이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년 만에 연간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올해 3분기에는 OLED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24~40%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산과 제품 포트폴리오는 바뀌었지만 환율과 전방 수요, 높은 고객 집중도에 따라 이익이 크게 움직이는 구조까지 달라졌는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서는 지난 2023년 가동을 중단한 P6E 생산시설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국내 한 채용 플랫폼에는 '구미 LG 디스플레이 철거작업 기능공 및 조공 인원모집'이라는 공고가 게시됐다. 공고상 근무지는 경북 구미시 3공단2로 181로, LG디스플레이 구미 P6E 공장이 위치한 주소다.


P6E는 노트북과 모니터용 LCD 패널을 생산하던 6세대 생산시설이다. LG디스플레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서 해당 시설이 2023년 6월 생산을 중단하고 폐쇄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LCD가 시장 상황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고 제품 차별화 여지가 적다는 판단 아래 LCD 생산을 줄이고 OLED 비중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철거 이후에는 LG이노텍이 해당 시설을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LG이노텍이 P6E 인수를 위한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사는 현재 구미를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서버용 등 고부가 기판 수요가 늘면서 추가 생산능력 확보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아직 P6E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생산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유인은 커진 셈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광저우·구미 사업장서 'LCD 걷어내기' 작업

구미에서 기존 생산자산을 덜어내는 작업은 이미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동을 멈춘 P2·P3 공장과 약 20만㎡ 규모 부지를 미코그룹에 매각했다. P2·P3는 과거 소형 LCD를 생산하던 곳으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일부 생산라인이 중단된 상태였다. 당시 LG디스플레이 측은 남은 사업장 기능이 차량용 LCD와 OLED 중심으로 재편된다고 설명했다.


구미가 LG디스플레이 성장 과정에서 차지했던 무게를 고려하면 최근 모습은 대조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1995년 P1 양산을 시작한 이후 구미에 생산시설을 잇달아 늘렸다. 회사가 2015년 직접 밝힌 누적 투자액만 14조원이 넘는다. LCD 성장기가 지난 뒤에도 1조500억원을 투입해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E5를 구축하는 등 OLED 전환 초기까지 구미의 역할을 확대했다.


구미의 변화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사업구조 전환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이 격화된 범용 LCD를 걷어내고 기술 차별화가 가능한 OLED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광저우 대형 LCD 사업 매각까지 마무리하면서 대형 LCD 패널 생산에서도 손을 뗐다.

지난해 OLED 매출 비중 61%... 4년 만 흑자전환

실제 제품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2%에서 2024년 55%, 지난해 61%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61%는 역대 최고치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는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연간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구조 혁신, 운영 효율화를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았다.


올해 상반기 흐름도 전체적으로는 개선됐다. 1분기 1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분기에는 10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826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적자에 계절적 비수기와 인력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모바일 OLED 출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3분기에도 지난해 수준의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체질 전환의 수익성을 가늠할 오는 3분기에는 다소 역설적인 숫자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31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OLED 매출 비중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인 65%였다. 계절적 성수기와 중소형 OLED 신제품 출시 효과로 전 제품군의 OLED 출하가 확대된 영향이었다.


OLED 비중 더 높아지는데 이익은 뒷걸음…왜?

올해는 OLED 비중이 지난해 3분기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2분기 57%였던 OLED 매출 비중이 3분기 68%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 영업이익은 32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5% 적다. 키움증권 전망치는 2572억원으로 감소폭이 약 40%에 달한다. OLED 비중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반드시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 셈이다.


증권가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반도체·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IT 수요 둔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다만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같은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업구조가 OLED 전환 이후에도 상당 부분 남아 있다는 점이다.


고객 집중도도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사업연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개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89%에서 지난해 92%로 3%포인트 상승했다. 최대 고객사 한 곳에서 발생한 매출만 14조835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57.5%에 달했다. 특정 고객의 신제품 출시 시기와 주문 변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큰 구조다.


3분기 전망은 이런 구조의 양면을 보여준다. 모바일 OLED 성수기를 맞아 제품 믹스는 한층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과 세트 수요가 불리하게 움직이자 지난해 수준의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수익 LCD를 걷어내고 OLED 비중을 높이는 사업구조 전환에는 성과를 냈지만, 이익의 변동성까지 줄이는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사업 목표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 구축을 내걸고 있다. 지난해 4년 만의 연간 흑자 전환으로 사업재편의 방향성을 입증한 만큼, 이제는 성수기와 비수기, 환율과 고객사 주문 변화에도 얼마나 꾸준한 이익을 낼 수 있느냐가 구조조정 이후 성과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OLED 성수기에도 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든다면 단순히 제품 믹스가 좋아졌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유휴 공장을 매각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생산·영업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