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일상은 이미 '광역'…대구서 하루 24만명 오간다

안동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09.29 11:36  수정 2026.09.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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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연구원, SK 데이터로 이동 추적

핵심 축 도내 이동 41.2%…5개 권역

대구발 유입 44%…경주는 울산으로

청도·성주·영덕·봉화는 주변서 유입

경북 22개 시·군 간 주요 이동연결망. 경북연구원 제공.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7개월 넘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머무는 사이, 시·도민의 생활 반경은 이미 행정 경계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대구 거주자가 경북 시·군에서 3시간 이상 머무는 생활이동이 하루 평균 24만명을 넘는다. 다만 경북 전역이 대구 한 곳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울산 쪽으로 기운 지역, 수도권·강원과 맞닿은 지역이 선명하게 구분됐다.


이번 분석은 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CEO 브리핑 '생활이동이 바꾼 경북의 생활권 지도'에 담겼다. SK텔레콤의 2025년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사는 시·군·구를 벗어나 하루 누적 3시간 이상 체류한 생활인구의 이동 흐름을 추적한 결과다.


상위 5개 축에 도내 이동 41.2% 집중


경북 안의 이동은 22개 시·군에 고루 흩어지지 않고 몇몇 축으로 몰렸다.

구미–칠곡이 일평균 3만2881명으로 가장 많았고 포항–경주(3만1594명), 구미–김천(1만6842명), 경산–영천(1만3271명), 안동–예천(1만1862명) 순이었다. 이들 다섯 개 축이 도내 시·군 간 이동의 41.2%를 차지했다.


이동 관계로 권역을 다시 그리자 경북은 동해안권(포항·경주 등), 서부권(구미·김천 등), 북서권(문경·상주), 북부권(안동·영주 등), 남부권(경산·영천·청도) 등 5개 기능적 생활권으로 나뉘었다. 동해안·북부·서부권은 도내 이동의 약 70%를 권역 안에서 소화했다. 반면 남부권(48.5%)과 북서권(46.4%)은 이웃 권역으로 나가는 이동이 더 많았다.


대구 44.3%로 최대…경주·문경·울진은 '다른 쪽'을 본다


경북 바깥과의 교류에서는 대구의 비중이 월등했다. 대구에서 경북으로 들어오는 생활인구는 하루 24만2048명으로, 전체 타 시·도 유입의 44.3%를 차지했다. 부울경은 22.3%, 수도권은 20.5%였다.


시·군별 지향점은 네 갈래로 나뉘었다. 경산·청도·고령·성주·칠곡은 대구 생활권과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대구 중심형'이다. 고령은 타 시·도 유입의 85.1%가 대구발이었다. 구미·영천·의성은 '대구–경북 중첩형', 안동·예천·상주·김천은 '경북 내부 중심형'으로 분류됐다.


포항·경주·울진·울릉은 다른 광역권과의 결합이 앞서는 '타광역권 중심형'이다. 경주는 울산발 유입(32.5%)이 대구(14.8%)의 두 배를 웃돌았다. 문경·영주는 수도권, 울진·봉화는 강원과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대구 안에서도 목적지가 엇갈렸다. 수성구는 경북행 이동의 48.9%가 경산으로, 북구는 28.0%가 칠곡으로 향했다. 달서구는 여러 시·군으로 고르게 흩어지는 다방향형이었다.


인구감소지역, 사람을 불러들이는 '목적지'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으로 오히려 발길이 더 많이 향하는 흐름도 포착됐다.

경산→청도 이동은 하루 3809명으로 반대 방향의 2.34배였다. 칠곡→성주, 구미→상주, 포항→영덕, 영주→봉화도 거점도시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가는 이동이 역방향보다 2배 안팎 많았다. 연구원은 인구감소지역이 배후지에 그치지 않고 방문과 체류를 이끄는 목적지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행정통합, 지역별로 다른 '체감 지도' 읽어야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7월 회동에서 2028년 7월 통합특별시 출범에 합의하고, 연내 법안 처리에 사활을 걸었다.


생활이동 지도는 추 시장과 이 도지사가 그리는 통합 밑그림에 중요한 단서를 던진다. 대구와 일상을 공유하는 경산·칠곡·고령은 통합 효과를 곧바로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울산권과 맞물린 경주, 수도권·강원과 교류가 잦은 북부·동해안 일부 지역은 생활 흐름이 대구로 쏠리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경북도가 북부권 소외 우려를 달랠 권역별 발전전략을 따로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대야소 구도로 입법 주도권이 더불어민주당에 있는 상황에서, 이미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달리 TK 통합은 아직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당의 협조를 끌어내려면 권역마다 다른 생활 수요를 어떻게 품을지 구체적 답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원은 대안으로 실제 이동의 강도와 방향을 반영한 '개방형 광역생활권 전략'을 제시했다. 경산·청도–수성구·동구, 칠곡·구미–북구처럼 오가는 사람이 많은 구간은 광역교통과 의료·교육·문화 서비스를 함께 누리는 공동생활서비스권으로 키우고, 구미·영천·의성은 광역 연결거점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5극 3특 전략도 대경권을 울타리 안에 가두기보다 부울경·수도권·강원 등 인접 초광역권과 맞물리는 개방형 네트워크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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