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같은 자세·반복 동작에 근육 피로 누적
연휴 뒤 몸 한쪽 찌르는 통증 지속되면 대상포진 의심
“발진·물집 나타나면 치료 서둘러야…초기 대응이 후유증 좌우”
ⓒ연합뉴스
추석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과 음식 준비로 평소보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목·어깨·허리·손목·무릎 등에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 근골격계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연휴 동안 과로와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 대상포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몸의 이상 신호를 살펴야 한다.
오래 앉고 쪼그려 일하고…연휴 뒤 몸이 보내는 ‘경고’
장거리 운전은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에 차량의 진동과 피로가 더해지면서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준다. 운전 자체가 정상적인 디스크를 갑자기 손상시키기보다는 디스크 주변의 염증이나 신경 자극을 악화해 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평소 목·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다면 장거리 이동 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운전 중에는 1~2시간마다 휴게소 등에 들러 차에서 내려 5~10분 정도 걷거나 목과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전석의 헤드레스트는 자신의 체형에 맞게 조절하고, 허리가 지나치게 굽지 않도록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해 앉는 것도 중요하다. 장거리 운전 직후에는 허리를 숙여 무거운 짐을 드는 동작을 피하는 것이 좋다.
명절 음식 준비도 근육과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전을 부치거나 재료를 손질하면서 오래 서 있거나 쪼그려 앉으면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가고, 칼질·반죽·설거지처럼 손목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작업은 손목건초염이나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무거운 냄비나 식재료를 반복해서 들면 어깨에도 부담이 쌓인다.
박휴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장(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연휴에는 장시간 운전이나 음식 준비로 같은 자세와 동작을 반복하는 시간이 늘면서 평소 있던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며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말고 중간중간 몸을 움직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은 가능하면 바닥에 앉기보다 식탁이나 작업대에서 준비하고,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만 굽히기보다 무릎을 굽혀 몸 가까이에서 들어 올려야 허리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박 교수는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크게 떨어지고 대소변을 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나 디스크 증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휴 뒤 몸 한쪽이 ‘찌릿’…근육통 아닌 대상포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연휴 동안 쌓인 피로와 수면 부족은 대상포진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의 60%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고령이나 만성질환, 면역저하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몸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물집이 생기기 전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몸 한쪽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 아프고 감각이 달라져 처음에는 근육통이나 담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이후 통증이 나타난 부위를 따라 붉은 발진과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생긴다.
연휴 뒤 특별한 이유 없이 몸 한쪽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피부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발진이나 물집이 생겼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특히 발진 후 72시간 이내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피부 병변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신경차단술 등 중재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눈이나 귀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긴 경우에는 더욱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눈 주변은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귀 주변은 안면신경마비와 청력 저하, 어지럼증 등을 동반하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 교수는 “무리한 일정과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상포진을 앓았던 사람이나 고령자,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예방접종 등 예방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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