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
가액·실거주 중심 종부세 개편 주장 잇따라
보유세 강화 필요성 속 속도 조절론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종합부동산세를 주택 수가 아닌 보유주택 가액과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주택 수별 차등 과세와 장기보유 공제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열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쟁점을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종부세의 주요 쟁점으로 과세표준의 적정성과 주택 수 기준 차등 과세, 비거주 초고가 1주택의 세액공제 문제를 제시했다.
현행 종부세는 과세표준이 같더라도 2주택 이하 보유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일부 구간에서 다른 세율을 적용한다. 1세대 1주택자는 연령과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강 교수는 양도소득세에서도 1세대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세부담 격차가 ‘똘똘한 한 채’ 기조를 심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강 교수는 “양도차익을 30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로 적용받은 1세대 1주택자의 실효세율은 5%지만 다주택자는 29.3%로 약 6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양도차익에도 보유주택 수에 따라 세부담 격차가 크다. 실거주 보호와 과세 형평성, 거래 정상화라는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양도소득세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주택 수보다 가액을 중심으로 과세하고 장기보유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주택을 과세할 때는 거주 주택과 투자 주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실거주 주택의 세부담은 낮추고 비거주 주택은 높이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세 기준도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을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더 맞는다”고 주장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합계액이 같아도 주택 수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두 배 이상 차이 난다”며 “주택 수가 아니라 공시가격 등 가액의 크기에 따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바꿔 실제 거주하는 사람에게 공제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도 “과세 기준을 주택 수보다 금액 기준인 주택 가액으로 전환하는 것은 합당하다”며 “연령·장기보유 공제는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고 최대 공제율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보유세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남기 토지자유연구소장은 “보유세를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징벌적 과세라고 볼 수 없다”며 “세율 적용 기준도 주택 수가 아닌 합산 가액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거래세 중심에서 보유세 중심의 부동산 세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종부세 공제에 대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급격한 보유세 인상은 시장 부작용을 키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함 랩장은 “부동산 세제가 시장 수용성을 넘어 급격히 강화되면 매물 잠김과 거래량 감소, 시장 경직, 전월세를 통한 세금 전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유세는 제한적인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요즘은 한 주택의 가격이 높은 만큼 한 채, 두 채라는 숫자로만 보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거주하는 주택과 단순히 보유한 주택, 여러 채를 가진 경우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간 균형 문제에도 국민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듣고 바람직한 길이라면 정부도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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