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계 신종 발견…아열대 생물 북상 증거
국내 연안에서 새로 발견된 '형광파랑갯민숭붙이' 모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우리나라 섬과 연안 해역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생물 다양성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관문임을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관장 박진영, 이하 자원관)은 도서·연안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척추동물 다양성 조사를 거쳐, 국내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연체동물 미기록종 7종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주요 섬과 연안 지대는 해류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는 해양 생물들이 국내 해역으로 진입할 때 거치는 첫 번째 통로 역할을 한다. 독도나 제주도 같은 외곽 섬 지역은 바닷물 온도 상승이나 해류 이동 등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생태계 변화를 가장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자원관이 한국해양생물다양성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독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국내 주요 외곽 도서 지역과 강원도 연안 일대를 조사한 끝에 고둥류와 갯민숭달팽이류를 비롯한 연체동물 미기록종 7종의 서식을 공식 확인했다.
새롭게 발견된 연체동물들은 대부분 인도나 필리핀처럼 남쪽 온난한 바다 환경에서 주로 살아가는 아열대성 생물로 판명됐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따뜻한 물길인 쿠로시오 해류가 점차 북쪽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남방계 생물들이 우리나라 바다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 남쪽 생물뿐 아니라 북쪽 차가운 바다에 사는 생물의 새로운 서식 경계도 함께 파악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북한 접경 지역과 가까운 강원도 고성 해역에서 대표적인 한대성 생물인 ‘흰배고둥붙이(Marsenina uchidai)’가 함께 발견됐다. 해당 생물은 본래 러시아처럼 기온이 낮은 해역에서 서식하는 고둥 종류다.
김종국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생물분류연구부 전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생물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라며 “앞으로도 도서·연안에 유입되는 아열대성 생물의 정착 가능성과 생태계 영향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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