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자 응급실 치료 끝나도 관리
응급실 퇴원 뒤 상담·치료 연계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안전펜스에 SOS생명의전화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에게 응급치료부터 상담과 지역사회 연계까지 지원하는 관리 체계가 전국 100개 병원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제공해 자살 재시도를 줄이고 생명안전망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병원을 기존 95곳에서 100곳으로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에게 응급치료와 심리 상담, 사례관리,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연계까지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3년 25개 병원에서 시작해 2023년 80곳, 2024년 90곳으로 확대됐으며, 올해 초 2곳을 추가 지정한 데 이어 이번에 5곳을 더 지정하면서 참여 병원이 100곳으로 늘었다.
복지부는 자살시도자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응급치료 이후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자살시도자가 퇴원 이후 상담과 치료를 이어가지 못해 재시도 위험에 노출되는 만큼 응급실 단계부터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업 참여 병원에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가 설치된다. 응급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을 비롯해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사례관리자가 팀을 이뤄 의료적 치료와 심리·복지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
자살시도자가 응급실에 내원하면 응급치료를 받은 뒤 초기 상담과 자살 위험도 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최대 4회의 단기 상담을 진행하고 자살예방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지역사회 자원으로 연계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치료비 지원도 병행한다. 자살시도로 인한 신체 손상 치료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는 1인당 연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돕는다.
사업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사업 참여 병원 응급실에는 자살시도자 2만2837명이 내원했고, 이 가운데 1만4414명이 사례관리에 동의해 서비스를 받았다.
사례관리를 4회 받은 대상자는 자살 생각을 가진 비율이 28.8%에서 13.8%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자살 위험도가 ‘상’으로 평가된 비율도 17.0%에서 5.3%로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와 재단은 사업 확대를 위해 자살시도자가 많이 찾는 병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참여를 독려해 왔다. 또 자살시도자와 유족 등 자살 고위험군이 긴급복지지원을 보다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자살예방센터 종사자만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종사자도 신청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자살시도자가 현장에서 곧바로 긴급복지지원으로 연계될 수 있게 됐다.
이선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가장 힘든 순간 응급실을 찾은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뿐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촘촘한 지원”이라며 “자살시도자 한 분 한 분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응급실을 든든한 생명안전망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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