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여자축구단 18일 입국, 8년만의 방한
환영에도 무표정, 1분여만에 공항 빠져나가
“질문을 받지 않겠다” 날선 반응 보였던 리유일 감독이 사령탑
17세 이하 아시안컵에서는 인사도 제대로 안 하며 냉랭한 반응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참가를 위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모처럼 이뤄진 방남에 환영의 손길이 잇따랐지만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방한이 이뤄진 17일 인천국제공항은 환영 인파로 붐볐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선수들을 보러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입국장에 진을 쳤다.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이날 오후 2시 15분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해 수속을 마친 뒤 오후 3시경 마침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스포츠 선수가 방한해 경기를 치르는 것은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다. 여자축구 종목으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방남 규모는 리유일 전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이다.
“내고향축구단 환영합니다”라고 외친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마침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내고향여자축구단의 표정은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2018년 이후 약 8년 만에 이뤄진 북한 선수단의 방남은 첩보 작전을 방불케 했다. 정장 차림의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하며 빠른 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기분이 어떠냐?”,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냐”, “날씨가 어떤 거 같냐”는 취재진의 질의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마련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공항을 빠져나가는 시간은 약 1분 밖에 되지 않았다.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참가를 위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스포츠 교류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일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무위에 그치는 분위기다.
그간 스포츠 교류는 남북 관계 긴장 국면을 완화하는,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코리아’ 단일팀으로 출전해 단체전 우승을 거둔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을 시작으로 그해 활발하게 남북 체육 교류가 이뤄지기도 했다.
남북 체육교류는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더는 진척되지 못했다가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한으로 전환점을 맞이하는 듯 했다.
정부 또한 이번 행사가 남북 상호 이해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해 응원단에게 이례적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참가를 위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하지만 이번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남을 바라보는 남북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 환영의 손길을 뻗고 있지만 북한은 이번 방한을 국제대회 참가로만 한정해 철저하게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에 방한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극적으로 전향된 자세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지난 8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2026 AFC 17세 이하(U-17) 여자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맞붙은 북한 대표팀은 한국 선수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등 냉랭한 태도로 일관했다.
여기에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리유일 감독은 지난 2024년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전 당시 북한 대표팀 감독으로서 “북한팀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팀이다. 국호를 정확히 부르지 않으면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또 내고향여자축구단은 당초 수원FC 위민 선수단과 함께 머물기로 했던 숙소도 따로 쓰며 철저한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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