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61% 긍정평가…견제론도 45% '역설'
한국갤럽·MBC 조사, 전국 유일 野 우세 'TK'
野 "공소취소 특검 후 분노 심리…秋 유리"
"밑바닥 여론 달라"…'샤이보수' 결집 승패 관건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4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67%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구광역시장 선거에서는 여야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국적인 '이재명 효과'가 대구에서만큼은 온전히 작동하지 않는 역설적 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이 대구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28~29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에서도 이 대통령 국정 긍정평가는 61%, 부정평가는 34%로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대구 민심도 이 대통령에게 우호적이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견제론이 45%로, 여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국정안정론 43%를 소폭 앞섰다. 국정 상황은 인정하되, 지방권력까지 민주당에 내줄 수 없다는 대구의 심리가 엿보인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대구·경북 정당 지지율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14~16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 지지율(33%)이 민주당(30%)을 앞서는 지역으로 집계됐다. 전국 단위에서는 민주당 우세 구도가 굳어졌지만 대구·경북만큼은 보수 정당 우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따로 노는 이 현상이 대구시장 선거 판세를 복잡하게 만드는 핵심 변수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부겸 더불어민주장 대구시장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복합스포츠타운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기념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이를 '분할투표 심리'의 전형으로 읽는 시각이 많다. 중앙정치에서 이 대통령을 긍정평가하면서도 지역 선거에서는 전통적 보수 지지 성향을 유지하는 대구 유권자들 특유의 전략적 투표가 이번 선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여론 지형을 가리켜 "경북은 우리 당과 민주당 지지율 차이가 크게 나지만 대구는 그 차이가 상당히 좁아진 상태"라면서도 "최근 공소취소 특검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경계심리와 분노심리가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판세 변화의 분기점도 짚었다. 그는 "장동혁 대표의 미국 방문 전후로 우리 당 지지율이 굉장히 안 좋았고 비판도 높았는데, 공소취소 법안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났다"며 "추경호 후보가 선출되면서 경선 참여자들이 모두 정리된 것도 맞물려 대구에서 추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추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분열 우려가 제기됐으나, 경쟁 후보들의 조기 단일대오 합류로 내부 균열을 빠르게 봉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 수치와 실제 민심 사이의 괴리도 주목된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에 '지지정당 없다'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우리 당을 지지하는 대구 시민들이 최근 여론조사에 거의 응답하지 않다 보니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우리 당 지지율은 40%대 중반은 된다고 보는데, 이분들이 응답을 기피하면서 조사상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대구 밑바닥 현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맥락의 진단을 내놨다. 그는 "김부겸 후보 지지세가 40%대 중반이 나오는 걸 보면 대구 시민들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전보다는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로 여당 견제론, 민주당의 독주에 대한 지역 여론 밑바닥은 상당히 좋지 않은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공소취소 특검을 두고도 '이재명이 자기 죄를 스스로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생겨나면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이 대구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던 중에, 공소취소 특검 추진으로 이들이 수면 위로 목소리를 높일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지도부 불신이 후보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감정적 이탈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또다른 의원은 "추경호 후보가 이겨야 하지만 대구·경북에서 승리하면 현 (장동혁) 지도부가 자기 공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투표를 주저하는 여론이 있다"며 "그 여론만 분리된다면 추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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