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세일즈·원유 확보 등 세계 누비는 '전천후 실세'
李대통령 "강훈식 실장 없으니 불편해" 무한 신뢰
특사 역량 검증·충청 상징성·젊은 이미지 등 '강점'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2위…與 권력 핵심축 자리매김
강훈식 비서실장이 4월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략경제협력 대통령특사 활동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차기 당대표를 뽑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기 국무총리 낙점 가능성과 당권 도전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강 실장의 정치적 몸값이 상한가를 치는 모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설'과 맞물려 '강훈식 국무총리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 총리는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6·3 지방선거 직후 총리직 사퇴를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강 실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핵심 실세로 자리 잡으며 '정치적 체급'을 바짝 끌어올렸다. 강 실장은 '대통령 그림자' 역할에 머물렀던 과거 대통령 비서실장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다. 강 실장은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방산 세일즈와 원유 확보 등에 상당한 성과를 올리며 '전천후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달 7~14일 중앙아시아·중동 4개국 방문을 통해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t을 확보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에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국내 석유 하루 소비량(약 280만 배럴)의 8배 수준인 2400만 배럴을 확보했다.
강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도 대단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의중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참모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이 지난달 중앙아시아·중동 4개국을 방문한 직후 함께 한 오찬에서 "강 실장이 없으니 불편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방문 성과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강 실장은 또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 캐나다 등 주요 방산 수출국을 누비며 거래의 '물꼬'를 트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강 실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이 대통령의 '차기 주자 육성'에 대한 의중이 투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정무적 노련함을 갖춘 강 실장에게 글로벌 외교·안보·경제 무대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려는 이 대통령의 배려이자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강훈식 총리론'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역대 최연소 비서실장'(73년생)이라는 타이틀과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충청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강 실장은 충남 아산을 지역에서 3선을 지냈다. 최근 무산되기는 했지만,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한창 있었을 때 강 실장은 여권의 가장 유력한 단체장 후보였다.
최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점 역시 참모를 넘어 '정치적 중량감'을 갖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론조사 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4일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강 실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2.4%)에 이어 11.3%를 기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11%)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9.7%), 김민석 국무총리(9.1%),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8.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7.1%)가 그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강 실장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당대표의 대항마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총리의 지지세가 정체 국면에 머물 경우, 친명(친이재명)계의 '필승 카드'로서 강 실장이 등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 실장이 처음부터 친명 핵심 인사는 아니었다.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손학규계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강 실장은 2004년 손학규 당시 경기도지사의 보좌관을 지냈다. 2022년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 자리를 놓고 이 대통령과 경쟁하기도 했다.
계파색이 옅은 당내 기획·전략통으로 꼽혔던 강 실장은 이 대통령 경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지냈고, 본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
여권 관계자는 "강 실장을 두고 총리설과 당권설이 동시에 나오는 건 우연이 아니다"며 "대통령의 신임, 충청 출신이라는 상징성, 젊은 이미지, 대통령 특사로서 보여준 성과 등이 쌓이면서 단순한 비서실장을 넘어 여권 차기 권력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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