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도지사 선거 무소속 출마 선언
"당 아닌 도민 판단 받겠다" 지도부 겨냥
정치권 "공천 공정성에 대한 신뢰 흔들"
"'친청 사당화' 프레임 부담될 가능성"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예비후보가 7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무소속 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돼 전북지사 경선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김관영 전북지사가 끝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친정청래계 편향 공천' 논란이 재차 확산하고 있다.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던 친청계 이원택 전북지사 예비후보는 공천을 유지한 반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 지사는 제명과 경선 배제 조치를 받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공천장이 아닌 도민의 판단을 받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중앙당의 결정이 아닌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 지사의 이번 무소속 출마는 단순한 '경선 불복' 차원을 넘어 민주당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읽힌다. 특히 김 지사가 줄곧 주장해온 '형평성 논란'이 당내 계파 갈등과 맞물리며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청년 당원들과의 술자리에서 100만원 안팎의 대리기사비를 제공한 의혹으로 지난달 민주당에서 전격 제명됐다. 이에 따라 전북지사 경선 후보 자격도 박탈됐다. 문제는 이후 벌어진 상황이었다. 경쟁 상대였던 이원택 예비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민주당 윤리감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당 안팎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이 예비후보가 친청계로 분류되는 반면, 김 지사는 비주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계파에 따라 공천의 온도가 달랐던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보여준 횡포와 불공정, 전북 도민에 대한 무시 때문에 도민들께서 직접 선택권을 행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도민의 부름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를 제명시킨 단초를 제공한 것은 저이기 때문에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단 한 번의 해명 절차도 없이 12시간 만에 저에 대한 제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반면 이 예비후보 의혹 처리 과정에 대해서는 "단 두 차례 인터뷰만 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두 사건을 대하는 지도부 태도가 지나치게 불공정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지사는 "CCTV 제공 시기와 고발 시점 등을 보면 (누군가 경선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컷오프를 위한 작업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안에서 공정과 정의가 사라졌다.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반발은 전북 정치권 내부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정청래사당화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세력에 의해 전북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며 김 지사의 출마를 촉구했다. "도민 5000여명이 출마 촉구 서명에 동참했다"며 사실상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반면 민주당 청년 모임인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소속 출마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도민 기만 행위"라며 김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담 기류는 감지된다. 윤준병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두고 "전북도민의 가슴에 대못을 두 번씩이나 박는 배신 행위를 기어코 자행했다. 유감"이라며 "석고대죄의 참회도 없이 이재명 정부와 함께 추진해야 할 전북 발전의 기회에 찬물을 끼얹는 김지사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 핵심은 단순히 김 지사 개인 문제가 아니라 공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는 것"이라며 "친청계 후보는 살아남고 비주류는 정리됐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정청래 지도부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전북은 민주당 절대 강세 지역인 만큼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자칫 '친청 사당화' 프레임이 굳어지면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본인의 잘못으로 제명 당해서 반성해야 할 사람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무소속 출마를 하는 것은 기만이자 배신"이라며 "가당치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해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친청계와 비주류 간 갈등이 선거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경우, 이번 전북지사 선거가 단순 지방선거를 넘어 민주당 내부 권력지형을 뒤흔드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예비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경선이 끝났으면 승복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각자가 성찰하고 승복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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