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냐삼촌' 주연 이서진 고아성, '아침마당' 출연
공연 홍보 매체가 다채로워지고 있다. 통상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젊은 층을 겨냥한 SNS 마케팅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 지상파의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예상 밖’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연극 ‘바냐삼촌’의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하면서 크게 화제를 모으더니, 뒤이어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의 극중 인물인 칠곡 할머니 역의 배우들이 ‘TV쇼 진품명품’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칠곡 할머니 역 배우들은 ‘진품명품’에 이어 ‘아침마당’에도 잇따라 등장했다.
'아침마당'에 출연한 고아성과 이서진ⓒKBS
물론 과거에도 뮤지컬 배우들이 이벤트성으로 쇼호스트로 나서 홈쇼핑 채널에 등장하는 등의 사례는 있었으나, 대부분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토크쇼에 집중됐던 점을 고려하면 채널 선택의 폭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실제 ‘아침마당’은 현재 공연계의 대표적인 홍보 창구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바냐삼촌’과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출연진에 앞서 ‘아침마당’에는 ‘물랑루즈!’ ‘한복 입은 남자’ ‘스윙데이즈_암호명A’ ‘은밀하게 위대하게_더 라스트’ ‘에비타’ ‘맘마미아!’ 등 다수의 뮤지컬 출연진이 거쳐간 바 있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의상을 내려놓고, 출연진의 진솔한 입담에 집중하는 교양 프로그램의 매력과 작품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창구가 되는 식이다.
특히 작품 속의 캐릭터와 메시지가 프로그램의 성격과 맞물릴 때 더 큰 시너지를 낸다. ‘바냐삼촌’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지만, 실상은 시대와 세대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의 보편적인 애환과 고뇌, 일상의 인내를 다룬다. 이서진은 “(작품 속) 8명의 캐릭터 모두의 삶이 현대인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충분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팔복리’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설정해 한 평생 글을 읽지 못하는 설움과 창피함 속에 살았던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고 시를 쓰면서 인생의 재미를 되찾는 과정을 무대 위에서 그려낸다. 오경택 연출가는 “세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란 정말 어려운데, 이 작품은 가능하겠다는 아주 큰 확신이 있었다”면서 “아이, 소녀, 며느리, 엄마, 할머니가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다 압축된 삶, 그 시간의 힘이 시에 솔직하고 아름답게 담겨 있다”고 말했다.
ⓒKBS
세대를 아우르는 두 작품의 공통점이 바로 ‘아침마당’과 같은 홍보 포인트를 만나면서 시너지를 낸 셈이다.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층인 장년층에게는 공연이라는 장르를 친숙한 문화로 받아들이도록 이끌었고,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에게는 가장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매체에 작품과 배우가 등장하는 상황 자체가 역설적인 ‘힙함’으로 소비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매체와 작품의 ‘미스매치’가 오히려 신선한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제 ‘바냐삼촌’의 경우 ‘아침마당’ 방송 직후 티켓 예약 관련 글이 잇따르기도 했다. SNS 마케팅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 연령층의 정서적 접점을 찾아가는 이러한 흐름은 공연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실질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가장 고전적이라고 여겨졌던 홍보 채널이 가장 트렌디한 마케팅의 장이 되기도 한다. 관객들은 ‘의외성’에 반응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작품의 속성과 홍보가 잘 결합했을 때 반응하는 면이 크다”면서 “공연계에는 충분히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는데, 여전히 작품의 주소비층은 젊은 세대에만 머무는 것이 안타깝다. 더 다양한 세대가 공연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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