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결국 '적자 사업부 성과급' 물러섰다…1년 유예 수용(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5.20 23:26  수정 2026.05.20 23:30

총파업 1시간 앞두고 성과급 배분 방식 절충안 도출

사측, 사업부 배분 방식 한시적 수용…노조도 총파업 유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반도체 엔지니어 동기부여 필요"

ⓒ데일리안DB

끝내 적자 사업부도 대규모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 직전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협상 과정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존 성과주의 원칙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쟁점이었던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방식'에 대해 회사 측이 1년 유예를 수용하면서 노조 역시 총파업 유보로 화답한 것이다.


2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기도 수원시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간 잠정합의안 도출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방식이었다. 당초 노조는 사업부별 실적 차이에 따라 성과급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는 현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특히 DS 비메모리 등 적자 사업부 구성원들에게도 일정 수준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실적 기반 성과주의 원칙 훼손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맞서왔다. 적자 사업부까지 동일 기준으로 성과급을 배분할 경우 기존 평가·보상 체계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였다. 실제 사측 내부에서는 흑자를 낸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사업부보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DS 일부 사업부가 더 많은 성과급을 가져가는 구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정부 중재까지 이어지면서 삼성도 결국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회사는 원칙을 중요시했고 노조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줄 것인가를 두고 여러 제안을 드렸고 노사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적자 사업부 분배 방식을 두고 논의가 있었다. 회사 측이 1년간 적자 사업부 배분 방식을 유예하기로 하면서 합의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잠정합의안 내용은 조합원 찬반투표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여명구 삼성전자 피플팀장은 "성과주의 기본 원칙에서 물러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본 원칙이 지켜지면서도 최적의 방안을 냈다. 특별 보상 제도를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고수해온 성과주의 원칙에 처음으로 예외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의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파업이라는 초강수와 정부 압박 속에서 결국 기존 원칙만으로는 갈등을 봉합하기 어려웠다는 현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특히 DS 비메모리 등 적자 사업부까지 성과급 배분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향후 삼성전자 내부 성과주의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노사 협상에서 새로운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업계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는 분위기다. 앞서 시장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글로벌 고객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메모리 업황 회복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 생산라인 셧다운 우려까지 제기되며 정부와 산업계 긴장감도 극도로 높아진 상태였다.


노조는 오는 22일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투표가 가결될 경우 삼성전자를 둘러싼 노사 갈등도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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