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픽] 까르띠에·엘시티부터 보좌진 갑질 의혹까지…부산시장 네거티브 공방 격화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5.21 00:05  수정 2026.05.21 00:43

박형준, 전재수 향해 고발카드 꺼내며 공세 집중

田, 엘시티·조현화랑 등 朴 관련 의혹 '집중포화'

"네거티브가 웬말인가…국민들 투표 포기할 것"

"어느 진영결집에 영향 미칠는지가 관건이 될것"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데일리안 방규현,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부산광역시장 자리를 두고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상대방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리면서 선거판에서 큰 잡음이 새어나오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일동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전재수 후보를 향해 "카메라 앞의 모습과 실제 행태가 다르다면 시민들께서는 그 이중성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부디 전 후보는 부산시장 후보로서의 자격과 자질을 스스로 엄중히 되돌아보고 거취를 결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언급한 건 전 후보의 국회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전(前) 비서관 A씨가 폭로한 '갑질 의혹'이다. 지난 2016년 5월~2017년 2월 전재수 의원실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A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전 의원은 나를 사노비처럼 부렸는데 내 인생 가장 모욕적인 말을 수도 없이 쏟아내던 사람이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전 후보가 의원 시절 국회의원 조기(弔旗) 설치를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했다며, 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전 후보로부터 "니 같은 놈 어디 써먹겠노"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이날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 후보가 지역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전재수는 내 직장을 소개 시켜주긴 커녕 내 취업을 방해한 사람"이라고 추가 폭로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보좌진을 출세의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전 후보가 부산시장을 꿈꿀 자격이 있나"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또 부산 북을을 지역구로 둔 박성훈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중앙, 지역 선대위가 상황을 파악해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지역 의원이 법적 조치 카드를 꺼내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18일 부산지방검찰청 민원실을 찾아 전 후보에게 불거진 '통일교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양측 간 네거티브 공방은 다른 의혹으로도 확산돼 있는 상황이다. 박형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전날 전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후보자비방죄)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부산경찰청에 고발했다. 전 후보가 지난 18일 열린 국제신문 주관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꺼낸 △박 후보 배우자와 조현화랑 소속 작가의 공무 출장 동행 취지 발언 △달맞이공원 조성사업 관련 조현화랑 특혜 제공 의혹 등이 허위 사실이라는 이유에서다.


잠잠하던 두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게 된 것은 지난 12일 열린 첫 번째 TV토론회에서부터였다. 당시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전 후보를 향해 "천정궁에 갔다 왔나? 까르띠에 (시계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분명히 답변해달라"고 추궁했다. 이에 전 후보는 즉각 "박 후보는 엘시티를 판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 쉬운 약속도 지키지 않는 건 거짓말이 아니냐"라고 맞받았다.


6·3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지난 12일 부산 동구 부산MBC에서 전재수(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사전 연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같은 공방은 지난 18일 두 번째 토론회에서 더 격화됐다. 박 후보는 전 후보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보좌진 기소 문제를 거론하며 "왜 4명의 보좌관이 증거인멸을 했는냐. 심지어 PC를 망치로 때려 부수기까지 했다. 전 후보는 보좌관들의 증거인멸을 전혀 몰랐나"라고 직격했다.


전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과 박 후보 아내가 운영하는 조현화랑 관련 문제 등을 제기하며 역공에 나섰다. 전 후보는 "시세 차익이 36억에서 100억 가까이 되는 데 시세 차익 때문에 엘시티를 못 판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박 후보 부인이 운영하는 조현화랑의 매출 규모도 시정 기간 크게 늘었다"고 몰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는 "아내의 화랑은 대한민국 최고의 화랑으로 컸다. 매출 200억도 해외에서 일으켰다. 부산 경제에 도움을 줬다"며 "전 후보가 진짜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부산시장을 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재수 캠프 측은 박 후보의 '조현화랑' 이슈를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전재수 선대위는 이날 논평을 내어 "LCT 공공미술품 납품을 둘러싼 조현화랑 특혜 의혹은 이제 의혹 수준을 넘어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할 진실의 문 앞에 서 있다"며 "시민에게 사실을 설명해야 할 공직 후보자가 의혹 제기 자체를 정치공세로 매도하며 진실 규명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 캠프 측이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 건 '내란청산과 부산대개혁을 위한 시민주권네트워크'가 이날 제기한 의혹이다. 단체는 엘시티 PFV 제114회 이사회 회의록에 시공사 포스코가 추천한 'H사'와 함께 시행사가 직접 추천한 업체로 '조현화랑'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전 후보는 박 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방송 역시 문제 삼고 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4일 극우성향 유튜브 채널 '감동란TV'가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송출하는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 방송 진행자인 '감동란'은 지난해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과 함께 김예지 의원 등을 비난하며 '장애인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이와 관련해 전 후보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 나와 "(박 후보의 유튜브 출연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아무리 선거가 급하고 힘들고 반드시 이겨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잡아야 될 손이 있고 잡지 말아야 될 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부산시장 선거전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격화되는 조짐이 보이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려 나타나고 있다. 우선 그렇지 않아도 피로도가 높은 현 정치 상황에서 정책이 아닌 네거티브가 주(主) 선거 전략이 된다면 유권자에게서 더 큰 외면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비상계엄과 탄핵을 겪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지금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까지 여러 이슈로 골치 아파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네거티브가 웬 말이냐"라며 "이런 모습이 계속 나온다면 투표를 하려고 했던 국민들도 투표를 포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이같은 네거티브 전략이 각 진영의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또 네거티브 전략이 어느 후보에게 한 표를 던져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더 큰 잘못을 저지른 후보를 뽑지 않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어차피 각 당이나 진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이미 마음을 정했을테고 투표를 하러는 갈텐데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이 그 결정을 도덕성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며 "네거티브가 선거판을 잡아먹을 정도로 커지면 안 되지만 국민의 알 권리는 확실히 보장돼야 하는 만큼 어느 쪽 결집에 더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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