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청래, 장동혁 묻자 '회피'…李대통령이 '중재자' 나서야 하나

데일리안 대전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8.28 00:10  수정 2025.08.28 00:10

여야 사령탑, 소통·협치 부재 상태 지속

정청래, 취재진 '장동혁' 묻자 "가겠다"

'악수 중재자' 역할, 결국 李대통령 될듯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대전 중구 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장동혁 대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사과와 반성이 없으면 악수조차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정청래호 출범 약 한 달간 여야 사령탑의 회동이 부재한 가운데, 여당 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른바 '악수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27일 대전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장동혁 대표에 대한 질문에 "가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가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지 이틀째지만, 정 대표는 이에 대한 공개 발언은 물론 SNS상에서도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비상 지도부 체제였던 원내 제1야당이 새 사령탑으로 진용을 갖췄지만, 내란 동조 정당이란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을 향한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정 대표는 현충원 참배 이후 대전 중구 시당사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대통령이 어떤 태도여야 하는가를 이 대통령이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재선)은 장 대표를 향해 "부끄러운 충청의 당대표"라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장 대표(충남 보령서천·재선)와 같은 충청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그러면서 "'이재명정권을 끌어내리겠다'가 취임 일성인 장 대표는 국민에 의해 끌어내려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혹평한데 대해서도 날선 비판으로 맞받아쳤다. 정 대표는 대전 일정을 마친 뒤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한미정상회담에) 국민적 평가가 대단히 후한데도 '도로 윤석열당' '도로 내란당'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지지 않는가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건강해야 여당도 건강하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할텐데 대한민국엔 야당이 없고 극우 세력만 득세하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인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 매우 안 좋은 정당의 모습을 되풀이하는 '윤어게인'을 주장해서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적대적 관계를 지속하는 가운데, 여야의 갈등을 중재하는 듯한 역할을 맡을 인물은 결국 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야당 대표가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며 소통 의지를 표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방일·방미 일정을 마치고 여야 대표를 한 자리에 초청할 경우 대화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 따르면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 할 경우, 정 대표 입장에서는 겉으로나마 악수를 하게 되는 장면이 연출되는 만큼 여야의 불협화음이 당분간 잠잠해 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 대표가 오히려 이 대통령의 중재를 원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성공적인 정상회담 등으로 여론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는 중에 여당이 먼저 대화의 손을 내밀 경우 긍정적 반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 내내, 당대표 선출 이후로도 '내란당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선뜻 대화하자고 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추측컨대 지금 상황에서 정 대표가 국민의힘에 '일단 대화합시다'라는 명분이 트일 유일한 방법은 이 대통령의 중재밖에 없는 상황이라 아마 정 대표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한편 장 대표는 지난 23일 전당대회 기간 중 진행된 방송토론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먼저 연락하겠느냐'는 OX 게임에서 'O'를 들기도 했다. 아울러 취임 기자회견에서는 "필요하다면 여당 대표든 누구든 만나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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