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인이 양모, 묻지도 않는데 먼저 입양사실 말하며 다녔다


입력 2021.01.08 05:19 수정 2021.01.08 04:4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이동원 PD "가장 다루기 힘든 주제였다"

사진과 이름 공개한 이유 밝혀

"필요하면 후속 방송 할 예정"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동원 PD가 7일 SBS 라디오 방송에서 '정인이 사건' 취재 후기를 공개했다.


ⓒ정인이 양모 ⓒ정인이 양모

앞서 지난 2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271일 만에 학대를 당해 숨진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뤘다. 방송 후 정인이 사망 사건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공분하며 '정인아 미안해' 실시간 검색어 챌린지와 법원 진정서 보내기 운동을 이어갔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이 PD는 "처음에는 취재를 안 하려고 했다"며 "사건 발생 직후 언론의 많은 보도가 있었고, SBS에서도 '궁금한 이야기 Y'라는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나 다뤘기 때문에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SBS '이철희의 정치쇼' ⓒSBS '이철희의 정치쇼'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 제보 메일이 있는데 보통 하루에 한 50여 건 정도 들어오는데, 정인이 사건만 200여 건이 들어와 있었다"며 수많은 제보에 의문을 품고 취재를 해보니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엄청나게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하면서 청부살인 사건도 해보고, 권총 살인, 강도, 은행 강도 다 해봤지만 가장 잔인하고 다루기 힘든 주제"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PD는 정인 양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방송에 모자이크해서 얼굴을 가린다고 하면 상처 부위를 보여줘야 할 것인데 상처 부위들을 합하다 보니까 거의 얼굴 대부분이 완성됐다"면서 "아동학대 관련돼서 협회 쪽에 일하시는 소아과 선생님, 교수님들 자문을 구했는데 다 같이 하시는 말씀들이 이렇게까지 되면 정보를 공개하는 게 차라리 사회를 위해서 낫지 않겠냐고 하더라. 고심 끝에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SBS '이철희의 정치쇼' ⓒSBS '이철희의 정치쇼'

이 PD는 "(정인이)양모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 담당자에게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며 수시로 동영상을 보냈다고 한다"면서 "들었던 에피소드 중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양모가 아이를 데리고 카페나 식당을 가면 '안녕하세요. 저 우리 아이 입양했어요'라고 먼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을 했다고 한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우리 아이 입양 이야기를 했다는 걸 여러 차례 들었다"라며 취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이철희 소장이 "누가 그런걸 물어봐도 아이를 위해서 회피하는데, 아이를 위해서 그렇죠?"라고 하자 이PD는 "공개입양이라 하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과연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수차례의 아동학대 신고에도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고 있는 가운데 이 PD는 "당시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이 출동을 여러 차례 했었는데 그중에 한 사람이라도 신경을 썼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PD는 "'정인이 사건' 후속편에 대한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는데, 역할이 필요하다고 하면 후속 방송을 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