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쓴 40주년 헌정곡…이승철은 후배의 가창 표현까지 익혀
아이유의 리메이크·비의 헌정 무대, 서로의 청자를 잇는 음악
선배의 새 레퍼토리와 후배의 창작 경험, 서로에게 남는 작업
데뷔 40주년을 맞은 이승철의 선택은 후배의 음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우즈(WOODZ)가 헌정한 ‘우리만의 이야기’를 함께 부르며 후배의 가창 표현을 녹음에 반영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목소리에 새로운 표현을 더한 선배와, 대선배의 삶을 곡으로 옮긴 후배. 이들의 만남은 세대를 잇는 협업이 서로의 다음 음악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승철은 지난달 30일 데뷔 40주년 기념 트리뷰트 듀엣 프로젝트의 선공개곡 ‘우리만의 이야기’를 발매했다. 우즈는 작사와 공동 작곡, 가창에 참여했다. 존경을 전하는 후배이면서 선배의 새 레퍼토리를 만드는 창작자로 함께한 것이다.
우즈, 이승철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승철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만들어가보자’라는 소절을 우즈처럼 불렀다며 “우즈인지 이승철인지 헷갈리게끔 만든 게 작전”이라고 말했다. 후배의 감각이 실제 녹음의 기준으로 작동한 대목이다.
히트곡을 가진 가수는 친숙한 목소리만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각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승철은 그 목소리에 후배의 표현을 더하는 선택을 했다. 후배의 감각을 흡수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장해 나간 것이다. 선배 가수에게 협업은 자신이 쌓아온 스타일에 새로운 선택지를 더하는 작업이 된다.
후배에게는 자신의 곡을 다른 가수의 목소리로 완성하는 경험이 남는다. 우즈는 같은 음감회에서 이승철과 팬들이 함께 만든 40년을 생각하며 곡을 썼다고 설명했다. 또 선배의 녹음을 듣고 가수에게 ‘필’(Feel)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상대의 삶과 팬들의 관계를 고려해 곡을 만들고 그 곡이 다른 가창자의 해석을 통해 완성되는 과정을 경험한 것이다.
ⓒEDAM엔터테인먼트
선후배의 교류는 각자의 음악적 변화와 함께 청자가 다른 세대의 작품을 접하는 계기도 만든다. 아이유는 지난해 5월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에 이승철이 노래했던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를 담았다. 서동환의 편곡을 거친 이 곡은 피아노와 스트링을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아이유의 목소리와 새로운 악기 구성으로 원곡을 다시 듣게 한 작업이다.
리메이크에서 원곡은 후배가 자신만의 해석을 펼치는 출발점이 된다. 원곡을 기억하는 청자는 달라진 표현을 감상하고, 후배의 음악을 따라온 청자는 이전 세대의 명곡과 가수를 접한다. 선배의 작품이 새 앨범을 통해 재조명되는 동시에 어떤 곡을 골라 어떻게 부르는지를 통해 후배 가수의 취향과 정체성도 드러난다.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헌정 아티스트로 무대에 오른 비가 아일릿 이로하와 무대하는 모습. ⓒ하이브
음반 밖에서도 선후배의 음악이 관객을 잇는다. 비는 지난 6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헌정 아티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플레이브(PLAVE)는 비의 ‘안녕이란 말 대신’을, QWER은 비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를 선보였다. 특히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수빈, 아일릿(ILLIT) 이로하는 비와 함께 ‘아이두’(I DO), ‘레이니즘’(Rainism) 등의 인기곡을 함께 부르며 선배의 노래를 같은 무대에서 나눴다. 후배들의 재해석과 원곡 가수의 공연, 선후배가 함께하는 무대가 한자리에서 펼쳐지며 관객이 서로 다른 세대의 음악을 접할 기회를 만들었다.
후배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은 좋아하는 가수의 선곡을 따라 선배의 음악까지 접할 수 있다. 선배에게는 다른 팬층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소개할 통로가, 후배에게는 이전 세대의 대표곡을 자기 무대로 소화하며 표현력을 보여줄 기회가 생긴다. 그리고 선후배의 교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을 넘어 이를 듣는 관객에게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승철과 우즈의 협업이 반가운 것도 음악적 변화를 실제로 받아들였다는 점 때문이다. 후배의 곡을 받은 선배가 그 표현을 익히고 후배는 선배의 해석을 통해 자기 음악을 새롭게 들었다. 존경이 작업의 선택으로 이어지면서 선배에게는 새 레퍼토리와 표현이, 후배에게는 더 넓은 창작 경험이 남았다. 서로의 강점을 받아들인 협업은 다음 활동을 이어갈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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