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회장, 공개 사과 한 달 만에 전화 건 뒤 "잘못 눌렀다" 답장
피해자, 보복 두려움에 해외 피신…가해 임원은 '사면성 인사' 그쳐
박준태 "평소 얼마나 李대통령과의 친분 과시했으면 해외 갔겠나"
"노동부 조사 대리 출석 등 책임 회피도…국감서 따져 물을 것"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뉴시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직원에게 직접 연락해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켜 공개 사과까지 했던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불과 한 달 이후 또 다시 해당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박 회장은 전화를 받지 않은 피해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잘못 걸린 전화라고 해명했지만 피해자 측은 이 전화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재취업 방해 등 박 회장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결국 해외로 피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통화·문자 내역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오후 7시 16분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던 퇴직 직원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회장이 부적절한 직접 접촉에 대해 공개 사과한 지 한 달 만이다.
당시 A씨가 통화를 받지 못한 뒤 "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문자로 남겨달라"고 문의하자, 박 회장은 "잘못 눌렀다"고 답장했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은 잘못 눌렀다는 박 회장의 해명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이미 2차 가해로 사과까지 한 최고책임자가 또 다시 피해자에게 직접 접촉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3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산업은행의 한 지역본부장(임원급)이 산하 지점 직원에게 개인 집무실용 고가 의류관리기(스타일러)를 지점 예산으로 구매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이 지시를 거부한 뒤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다 고충처리를 신청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대면 조사를 앞두고 A씨와 세 차례 통화하고 직접 면담까지 진행해 '2차 가해' 논란을 불렀다. 논란이 커지자 박 회장은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 정성이 부족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이후 사후 처리 과정에서도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했다. 갑질 의혹을 받은 임원은 출신 대학 소재지로 근무지만 바뀌는 이른바 '사면성 인사' 처리에 그쳤다. 반면 피해자 A씨는 권력 배경에 따른 향후 불이익을 우려해 자녀들을 국내에 남겨둔 채 홀로 해외행을 선택했다.
한편 박 회장은 본인을 상대로 제기된 직장 내 괴롭힘 진정과 관련한 고용노동부 조사에도 직접 출석하지 않고 인사팀장을 대리 참석시켜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은 측은 "해당 일자에 국외 출장 중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노동부 지침상 일정 조율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박준태 의원은 "박 회장이 평소 이재명 대통령과의 친분을 얼마나 과시했길래 피해자가 국내에서 다시 취업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며 자녀들을 남겨두고 해외로 떠났겠느냐"며 "고용노동부 조사에도 인사팀장을 대신 보내며 책임을 회피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의 경위와 전모를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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