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리더스] 이진숙, '보수 여전사' 이미지뿐?…'언론 탄압' 저지 최전방 공격수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9.27 08:00  수정 2026.09.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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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로부터 탄압받던 '방통위원장'

"언론 자유" 외치는 미디어위 수장으로

"역사의 기록, 두 눈 부릅뜨고 보겠다"

방통위 폐지 때도 지켰던 언론인 소신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민이 심판한다'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여당을 둘러싼 여러 언론 압박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의 미디어위원회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구의 수장으로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사수하기 위해 최전방에 선 인물이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그동안 정부·여당의 탄압에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진숙 의원(대구 달성)은 미디어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두달째에 접어들었다. 당 지도부가 미디어위원회를 이끌 적임자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해 결정한 인선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춘추관장 등을 지낸 이상휘 의원 뒤를 이어, 대전 MBC 사장이자 방송통신위원장 출신인 이 의원을 선임한 것은 '언론통'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평가다.


미디어위원회는 정론직필 의지를 가진 언론인들을 보호하고 미디어 현안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당내 전략기구다. 현재는 이재명 정부 출범에 맞춰 정부·여당의 언론 압박 행태를 저지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기구의 수장으로는 통상적으로 미디어에 특화된 인물이 선임되는데, 지도부는 이 의원이 언론인 출신일 뿐 아니라 '탄압'의 대명사로 꼽히는 만큼 미디어위원장으로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움직이다 보면 정국 상황에 맞는 의제를 꺼내야 하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의제가 한정돼 있다"며 "이 위원장은 당 입장에서 언급하기 어려운 의제를 공론화시켜 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 측도 종군기자부터 방송사 사장으로서 경영까지 미디어의 모든 영역을 경험한 것이 이 의원의 전문성을 대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 세력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소신이 '미디어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 의원은 미디어위원장으로서 지도부 차원에서 주력할 수 없는 현안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표현의 자유' '불공정' 문제에 초점을 맞춰 정부·여당의 언론 탄압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특히 김승원 전 법무부 후보자 탄원서 보도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모 의원실에서 KBS 측에 항의성 전화를 한 것에 대해 "묵과할 수 없는 언론 자유 침해 행위"라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언론의 비판 기능을 권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정권이 언론을 '애완견'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번 여당의 언론사 항의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이 의원 측은 설명했다. 공영방송을 감사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자행된 언론 탄압 행태는 '자율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 측은 "이 의원의 언론관은 일관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권력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언론은 권력의 감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권력이 듣기 싫은 것을 취재하고, 권력이 감추고 싶은 것을 보도하고, 권력이 불편해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언론이기 때문에 어느 권력이든 언론의 마이크를 자기 손에 쥐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025년 9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이 '언론 탄압' 저지에 최전방 공격수가 된 이유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부·여당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과 민주당의 악연은 지난 202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6당은 방송통신위원회(현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진 임명안을 '2인 체제'에서 의결한 것이 방통위법 위반이라며 당시 방통위원장이었던 이 의원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안을 재가해 방통위원장 업무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사태였다.


야당은 이 의원이 방문진 이사 임명 안건 심의·의결 과정에서 '2인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소집해 의결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방통위법 위반은 명분이었다는 평가다. 야당은 이 의원이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편향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거 MBC 간부로 재직 당시 직원 사찰 프로그램 설치, 파업 참여 기자 해고·징계 등 논란도 탄핵소추안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은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해 이 의원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던 지난해 1월 이 의원은 헌재를 나오면서 "오늘 기각 결정은 국민이 내린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직무 복귀해서도 이런 결정을 내린 국민을 생각해 명심하고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방통위원장이었던 이 의원에 대한 견제는 심화됐다. 사실상 1인 체제로 무력화된 방통위의 정상화를 둘러싼 '대통령 몫 방통위원 임명'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자, 국무회의 배석 금지 조치까지 이뤄질 정도였다. 당시 방통위는 5인 체제로 운영되는 합의제 기관임에도 이 의원만 남아 있어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 의원이 '개인 정치'를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고, 자진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부·여당의 압박 속에서도 공영방송 이사회 정원을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국회뿐 아니라 시민사회로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 반대에 목소리를 냈다. 방송3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됐을 당시 다른 국무위원들은 모두 퇴장한 것과 달리, 이 의원만 본회의장에 남아 반대 토론을 들었다. 노조에 의해 공영방송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정부·여당이 방통위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법'을 강행했을 당시에도 이 의원은 언론인으로서 소신을 드러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 의원은 방통위원장직에서 자동으로 면직됐는데,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내 사형장에 들어가서 내가 사형·숙청되는 모습을 지켜보려고 한다"며 "이게 역사의 기록이니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 측은 향후 미디어위원장으로서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해 "이 의원은 오래전부터 '공영방송의 공영성 제자리 찾기'를 강조했는데,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 세력·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면 국민의 방송,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라면서 "공기(公器)가 흉기가 되지 않도록 하고, 공영방송을 특정 권력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놓는 것. 그것이 이 의원이 생각하는 미디어위원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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