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부처’ 된 행안부…거대 수사 권력 통제할 수 있나[미리보는 국감-행정]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9.24 14:00  수정 2026.09.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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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출범·행정통합·AI정부까지…행안부 향한 국회의 매서운 검증 돋보기

장관 지휘권 논란부터 졸속 통합 우려…행안위 국감 관전 포인트

수사권 다잡은 행안부 향한 시선…권력 집중과 통제 장치 실효성 도마에

중수청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까지 전방위 압박 예상

경찰청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까지 외청으로 두게 된 행정안전부의 권한 확대가 올해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는 중수청에 대한 장관의 지휘·감독권과 수사 독립성 확보 여부를 비롯해 광역 행정통합의 절차적 타당성, AI 민주정부의 책임·보안 체계,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집행 및 인구 정착 성과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오는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의 공식 출범을 목전에 두고,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권한 비대화와 민주적 통제 장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경찰청에 이어 2800여 명 규모의 거대 수사 외청까지 품에 안게 된 행안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중추’이자 ‘공룡 부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권력 집중의 이면에는 장관의 인사 및 지휘권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 도사리고 있다.


2026년 국정감사는 단순한 정쟁의 장을 넘어, 행안부가 거머쥔 막대한 권력이 과연 제도적 통제 틀 안에서 안전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증명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수청 출범을 둘러싼 권력의 역학관계부터 속도전에 치우친 행정통합의 모순, 그리고 AI 민주정부와 지방소멸대응기금의 명암까지, 이번 국감이 겨누어야 할 핵심 과제들의 공방이 관전 포인트다.


장관 손에 쥔 수사 지휘봉…제도적 독립성 확보가 최대 과제


신설되는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 총 2800여 명 규모의 거대 조직으로 꾸려진다. 이 중 수사관이 전체의 89% 이상을 차지하며, 본청과 서울지방청 등에 수사 인력이 집중된다.


특히 보이스피싱, 금융범죄, 가상자산, 마약, 국가재정범죄 등을 전담하는 합동수사과가 설치되고, 검찰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의 특례임용까지 허용되면서 조직의 실질적 파급력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이 거대한 수사 조직을 통제하는 구조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되,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 지휘하도록 규정돼 있다. 정부는 장관이 개별 수사관에게 직접 지시를 내릴 수 없는 구조적 안전판이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야권과 법조계에서는 행안부 장관이라는 ‘정치적 인사를 통한 권력’이 실질적으로 수사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사기관에 대한 정치적 통제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제도적 독립성의 확보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범여권 내부의 파열음도 국감의 핵심 뇌관이다. 조국혁신당 등은 과거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던 후보자의 이력을 들며 수사·기소 분리의 철학에 어긋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후보추천위원회가 공정하게 추천한 4명의 후보 중 제청한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다만 여권 내부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후보자를 둘러싼 의문과 우려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한 발 물러선 상태다.


이번 국감에서는 단순한 정치 공방에서 벗어나 장관의 지휘 절차 기록 및 공개 여부, 국회 보고 체계, 그리고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날카로운 검증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준 없는 광역 통합 난립…중앙정부 조정 역할 시험대


지방소멸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명목으로 추진 중인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광역 행정통합 특별법 논의 역시 국감의 뜨거운 감자다. 여야는 통합의 대의에는 공감하면서도, 추진 속도와 권한 이양의 폭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를 전후로 통합단체 출범 시점에 발맞춰 속도전 형태로 밀어붙여진 ‘선(先)통합 후(後)보완’ 입법 방식을 두고, 이번 국감에서는 절차적 타당성이 집중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별 특별법이 서로 상이한 기준으로 난립해 있고, 주민 의견 수렴 절차마저 형식적으로 생략된 졸속 입법이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국회 공청회 등에서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것이 진정한 지방분권인가, 아니면 내실 없는 덩치 키우기에 불과한가”라며 강하게 질타했고, 이성권 의원 역시 권역별 특별법 간의 공통 기준 부재를 지적하며 졸속 추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방정부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장우 당시 대전시장과 강기정 당시 광주시장 등은 중앙정부의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이 과감하게 이양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의미가 퇴색한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중앙부처가 개별 부처의 이해관계에 갇혀 실질적인 권한 이양을 가로막고 있는지, 행안부가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조정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가 이번 국감에서 낱낱이 파헤쳐져야 할 대목이다.


이와 함께 통합청사 배치, 공무원 정원 조정, 막대한 재정 격차 해소 등 산적한 과제를 뒤로 한 채 선거 일정에만 매몰된 정치적 통합이었다는 비판을 행안부가 어떻게 방어해낼지 주목된다.


9500억원 미집행 악몽… 지방소멸대응기금, 실질적 효과 증명할 때


디지털 행정의 대전환을 내걸며 행안부가 지난 8월 발표한 ‘AI 민주정부 실현 전략’ 또한 피해 갈 수 없는 검증 대상이다. 복지·안전·세금 등 전방위적인 공공서비스에 AI 상담체계를 도입하고 2만 명의 전문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환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민간 플랫폼과 공공데이터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파생될 개인정보 침해 우려와 AI 행정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규명은 여전히 난제다.


행안부는 공공 AI 영향평가를 도입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으나, 해당 평가의 법적 구속력과 민간 사업자 간의 책임 분담 기준은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 이후 대두된 국가 핵심 시스템의 재해복구체계 강화 약속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한편, 총 9조7500억원 규모로 조성돼 10년간 집행 중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집행률과 정책 효과성 측면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마주하고 있다. 행안부는 2026년도 기금 운용 방향을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시설 투자에서 실질적인 인구 유입을 이끄는 ‘사람 중심’ 사업으로 전면 개편하고, 우수 지역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배분 체계 개편안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인구 순유출을 겪는 다수의 인구감소지역에서 여전히 수도권이 아닌 인근 대도시로의 유출이 심화되는 등 개별 기초단체 단위의 파편화된 대응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2025년 말 기준 약 9500억원에 달하는 미집행액의 발생 원인과 부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실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국감에서는 기금의 성과 평가 기준이 실질적인 인구 정착 효과로 완전히 전환됐는지를 데이터로 입증해야 할 것이다.


올해 행안부는 과거의 단순한 ‘지방행정 관리 부처’가 아니다. 경찰청과 중수청이라는 거대 수사 권력을 통제하고, 자치분권과 행정통합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밀어내며, AI 디지털 정부와 국가 소멸 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모두 떠안은 국가 거버넌스의 핵심 축이다.


권한이 커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민주적 통제 장치 역시 완비돼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는 행안부가 권력의 비대화라는 비판을 인식하고, 객관적인 제도적 통제 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부처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진정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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