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한미 조선 협력 최대 난관은 Gen Z?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입력 2026.10.01 06:00  수정 2026.10.0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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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다음은 마스가…조선 협력 본격 시험대

숙련공 양성 3~5년…현지 생산기반 구축 과제

존스법·해외건조 제한에 의회 예산권도 변수

전투함 시장 열리면 韓 대형조선사 수혜 기대

지난해 11월 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조지 워싱턴함(CVN-73)과 이지스 구축함인 슈프함(DDG-86). ⓒ뉴시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핵심 난관으로 미국 Gen Z(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 등 젊은층의 조선업 유입 부족이 꼽힌다. 돈과 기술을 투입해 조선소를 늘려도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이 부족해서다. 숙련공을 키우는 데만 3~5년이 걸리는 데다 선박 건조 규제와 의회의 예산권까지 얽혀 있어 에너지 분야 대미투자보다 실제 성과를 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대미투자 백브리핑에서 마스가 논의에 대해 “이 판(에너지 분야 대미투자 협의) 끝나고 나면 마스가 넘어갈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가스복합화력과 원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분야에 이어 조선 협의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한국의 조선 경쟁력을 협상에 활용하되 현지 생산 여건과 국내 조선소 일감 확보를 함께 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돈·기술 줘도 배 만들 사람이 없다


첫 난관은 Gen Z를 비롯한 젊은 인력 확보다. 미국 조선업은 높은 인건비에도 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다.


미 회계감사원(GAO)이 2024년 미국 조선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조선·수리업체 105곳 중 90곳이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의 조선업 유입 감소도 인력난의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됐다.


조선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 내 인건비도 높은데 거기서 일하겠다는 사람도 없다”며 “인력 문제에 대한 유연성과 함께 미국이 직접 투자해 기자재 공급망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숙련공을 보내는 일조차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 해군 관련 절차에 따라 외국인이 해군 조선소나 수리시설에 출입하려면 별도 승인을 거쳐야 한다. 상선에 적용되는 존스법이나 군함의 해외 건조 제한과는 별개의 문제다.


현지 인력을 새로 뽑는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미국에서 숙련공을 양성하는 데 최소 3~5년이 걸릴 것”이라며 “높은 인건비에 생산성이 따라오지 못하면 수익성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AP·뉴시스
존스법에 의회 문턱까지 ‘산 넘어 산’…에너지보다 오래 걸릴 수도


인력 문제를 풀더라도 법과 제도는 또 다른 과제다. 미국 연안 운송에 적용되는 존스법(미국 건조 선박 사용 의무), 반스-톨레프슨 수정법(10 U.S.C. §8679·미군 함정의 해외 건조 제한), 미국연방법전 제10편 제8680조(미 해군 함정의 해외 정비·수리 제한) 등이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힌다.


미국은 군용 선박은 물론 주요 선체와 상부구조물까지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소가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췄더라도 미국 함정 건조 물량을 곧바로 수주하기 어려운 이유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한국에 조선 협력을 요청하는 만큼 관련 규제를 함께 검토하고 한국에서 건조한 선박을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역시 한국의 조선 능력이 필요한 만큼 에너지 투자보다 한국이 협상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의회 문턱도 변수다. 미국 조선소가 있는 지역의 일자리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해외 건조나 한국과의 생산 분담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군과 행정부는 급하지만 의회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을 가지고 법적으로 통제하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해군과 행정부가 속도를 내더라도 의회가 예산에 제동을 걸면 한국 조선소에 물량을 맡기거나 해외 건조를 확대하는 방안은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


미국 시장이 열렸을 때 한국 조선업에 미치는 효과는 선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연안 상선에는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있지만 선박 규모상 국내 중소조선소가 맡을 영역이 상대적으로 많다. 대형 조선사의 경쟁력을 활용할 기회는 고부가가치 함정 시장에서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전투함을 우리나라가 건조할 수 있다면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며 “국내 조선소와 연계할 수 있도록 미국이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쪽에서 풀어야 할 선결 과제들이 많다”며 “마스가 협력이 구체적인 수주와 건조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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