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검찰청, 이번 추석 지나면 역사 속으로
10월2일 공소청·중수청 출범…중수청 정원 2874명
독자 KICS 없이 경찰망 공동활용…필수 기능만 우선 개통
나머지 기능 연내 순차 개통 계획…사건 관계자 불편 우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데일리안DB
올해 추석은 검찰청이 그 이름으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이다. 지난 1948년 출범해 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는 연휴가 끝나고 닷새 뒤인 다음 달 2일 막을 내린다. 이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동시에 출범하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도 서로 다른 조직으로 갈라진다.
그러나 새 형사사법체계의 한 축인 중수청은 핵심 전산망을 완성하지 못한 채 문을 연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개청일까지 갖추지 못해 경찰청 시스템을 중수청 업무에 맞게 개편해 공동활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법률과 조직의 간판은 10월 2일 바뀌지만 전산 체계는 당분간 '공사 중'인 셈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수청 출범 준비 현황에 따르면 중수청은 정원 2874명으로, 본청과 6개 지방중수청 체제로 출범한다. 본청은 정책 수립과 지방청 지휘·감독 등을 맡고 지방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문제는 사건의 접수부터 수사, 송치까지 전 과정을 뒷받침할 전산 기반이다. KICS는 수사기관이 사건번호와 처리 단계, 수사기록 등을 등록·관리하고 기관끼리 사건을 넘길 때 사용하는 형사사법 업무망이다. 조직 개편으로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사이에서 사건이 오갈 일이 많아지는 만큼 원활한 연계가 중요하다.
행정안전부는 개청일에 조직 운영과 사건 관리에 필요한 필수 기능부터 우선 가동하고, 나머지 사건 처리 기능은 연내 단계적으로 개통할 계획이다. 또 수사용 KICS와 별도로 민원 안내용 중수청 대표 누리집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대범죄수사청 본청과 서울청이 들어서게 되는 서울 중구 을지로 르네스퀘어. ⓒ연합뉴스
그러나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개청 시점에 자체 사이트가 마련되지 않으면 사건 관계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수청 자체 사이트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건 관계자들이 사건이 어디에 있고 누가 담당하는지를 일일이 전화로 물어봐야 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 사무실도 아닌데 중요한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면서 KICS 같은 핵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청사만 개청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전산 기반을 함께 쓰는 데 따른 수사정보 분리 문제도 쟁점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설명자료를 통해 기관별 데이터를 엄격히 분리하고 접근권한을 철저히 관리·감독해 기관 간 수사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양경찰청도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약 14년간 경찰청 KICS를 유사한 방식으로 공동활용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KICS 기반을 사용하되 데이터와 사용 권한을 기관별로 나누면 수사 독립성과 보안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때까지 경찰청 KICS를 공동활용할 계획이다. 중수청의 조직과 직무 특성을 반영한 독자 KICS를 새로 만드는 데는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중수청은 연내 나머지 기능이 개통될 때까지 필수 기능만 갖춘 전산망으로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송치해야 한다. 그 사이 사건 처리를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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