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주춤한데 700종신도 막혔다…생보사 '다음 카드' 고심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9.23 07:05  수정 2026.09.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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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납 종신보험 판매 일제 중단

장기납 신계약 1년 새 40% 급증

건보·단기납 위축에 새 판매축 고민

금융당국이 7년 환급형 종신보험을 비롯한 20년납 종신보험 판매에 제동을 걸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상품 전략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연합뉴스

생명보험사의 새로운 판매축으로 떠오른 7년 환급형 종신보험, 일명 '700종신'에 제동이 걸렸다.


건강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도 주춤한 상황에서 생보사들의 주력상품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1일 전체 생보사를 대상으로 20년납 종신보험 판매 중단과 상품 개선방안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21일 오후 6시 이후 20년납 종신보험의 신규 청약서 발행을 중단했다. 이전에 발행된 청약서에 한해서는 오는 28일 오후 6시까지 접수가 가능하다.


해당 조치는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어난 700종신의 상품 구조와 해지율 가정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700종신은 통상 보험료를 20년 동안 납입하면서 가입 후 7년 전후에 해약환급률이 납입보험료의 100% 수준에 도달하도록 설계된 종신보험이다.


월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납입보험료 수준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판매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시점에 예상보다 많은 계약자가 한꺼번에 이탈할 가능성이다.


실제 해지율이 보험사가 상품을 설계할 당시 예상한 수준을 웃돌면 당초 기대했던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고, 보험계약마진(CSM)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국이 최근 700종신의 판매 현황과 환급률, 해지율 가정, 상품 손익 등을 들여다본 것도 관련 위험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번 조치에는 납입기간 중 해약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상품은 해지율 가정을 기존보다 30%포인트(p) 이상 높이는 방안도 담겼다.


보험사가 실제보다 낮은 해지율을 가정해 장래 이익을 과도하게 인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개선방안에 따라 관련 상품의 CSM이 기존보다 약 1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계약 CSM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700종신을 비롯한 장기납 종신보험이 최근 빠르게 새로운 판매축으로 자리 잡은 점에서 부담이 커졌다.


삼성·교보·한화·신한·NH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장기납 종신보험 신계약은 26만39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8689건보다 39.9% 증가했다.


초회보험료도 565억원에서 991억원으로 75.4% 늘었다.


전체 종신보험 신계약에서 장기납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1.9%에서 52.0%로 20.1%p 상승했다.


한때 생보사들의 신계약 경쟁을 이끌었던 단기납 종신보험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판매 경쟁이 과열되면서 금융당국이 해지율 가정과 상품 구조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다.


주요 5개사의 올해 상반기 단기납 종신보험 신계약은 24만28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8% 감소했다.


초회보험료도 2123억원에서 1375억원으로 35.2% 줄었다.


또 다른 주력상품인 건강보험 역시 지난해까지 이어진 판매 경쟁이 한풀 꺾였다.


시장 포화에 더해 계리가정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에 건강보험까지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대안으로 부상한 700종신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생보사들은 새로운 판매축 발굴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700종신을 대체할 후보로는 건강보험과 치매·간병보험 등 보장성 상품을 다시 강화하거나 새로운 구조의 종신보험을 내놓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건강보험은 이미 장기간 이어진 판매 경쟁으로 성장 여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새로운 종신보험이 나오더라도 기존 700종신 수준의 판매량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이 도래한 가운데 당국의 조치가 맞물리면서 생보사들은 상품별 판매 목표와 GA채널 영업전략, 신계약 CSM 확보 계획 등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700종신이 새로운 판매축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며 "700종신 판매에 제동이 걸린 만큼 생보사 입장에서는 신계약과 CSM을 확보할 새로운 주력상품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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