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국제유가 상승, 달러 강세
"글로벌 달러 강세…연말 상단 1400원까지 열어둬야"
"미국 하반기 추가 긴축 여부가 변수"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살피고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일주일 새 50원 가까이 급등하며 1400원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과 외국인 주식 매도까지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종가 대비 2.3원 내린 달러당 1381.0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1411.8원이던 환율은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달러 공급이 늘면서 이달 9일 1336.1원까지 떨어져 2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반등해 지난 18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9일 종가와 비교하면 47.2원 오른 것으로, 이날 소폭 하락에도 최근 일주일 새 50원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환율 상승세의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연 3.75~4.00%로 0.25%포인트(p)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인상이다. 연말 정책금리 전망치도 연 3.8%에서 연 4.1%로 상향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도 다시 벌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8월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연 3.00%까지 올린 가운데, 미국 금리 상단 기준 한·미 금리차는 기존 0.75%p에서 1.00%p 확대됐다.
금리차 확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에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교역조건 악화 우려가 커졌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달러 결제 수요가 늘고 무역수지 부담도 커져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까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더해졌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1400원 재돌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최근 환율 상승이 추세적인 원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금리정책과 달러 강세,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달러 수요가 커진 것이 원화 약세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화 약세 흐름이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약세를 완화하는 요인인 만큼 당분간 1400원 안팎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어 1400원까지는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물가도 높은 만큼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향후 추가 긴축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환율 상승은 달러 자체의 강세 영향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며 "반도체 수출과 한국 경제의 성장세, 한은의 매파적 기조 등 원화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된 상황은 아닌 만큼 최근 환율 상승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