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다 공급서 장·중·단거리 방공체계 연결로
현지 생산·정비 협력 확대…합작법인 설립 검토
EDGE 그룹과 UAE 기반 다져 중동 진출 확대 모색
한화시스템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천궁-II 레이다 수출에 이어 통합대공망 구축을 추진한다.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장·중·단거리 방공체계를 하나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현지 방산 기업과 생산·정비 분야까지 협력을 넓혀 중동 사업 기반도 강화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15일 UAE 국영 방산기업인 EDGE 그룹과 통합대공망 구축사업에 관한 주요조건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무기체계 도입 방향과 단계별 검토 사항,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협력 대상에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L-SAM,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M-SAM의 추가 역량 확보 등이 포함됐다. 천무 다연장로켓체계도 거론되면서 논의 범위는 지상 정밀타격 분야까지 넓어졌다. 양사는 양국 정부의 승인과 관련 협의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 범위와 현지 생산·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1월 약 11억 달러 규모의 천궁-II 다기능레이다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UAE 사업 기반을 다졌다. 표적 탐지·추적부터 미사일 유도와 요격 확인까지 담당하는 다기능레이다를 현지 운용 환경에 맞춰 개량해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번 EDGE 그룹과의 협력은 개별 장비를 공급해온 관계를 통합대공망 구축과 현지 산업 협력으로 확대하는 단계다. 장거리·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단거리 방공체계와 대드론체계를 연계해 위협의 종류와 접근 거리에 따라 대응하는 방공망을 구성한다는 구상이다.
UAE가 L-SAM을 도입하면 기존 사드(THAAD)와 천궁-II 사이의 방어층을 보강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해 한 차례 방어에 실패해도 다시 대응할 기회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방공체계가 늘어나면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다뿐 아니라 각 장비가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을 조율하는 지휘통제체계도 중요해진다. 한화시스템도 레이다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각 장비의 정보를 연결하고 통합 운용을 지원하는 분야까지 사업을 넓힐 수 있다.
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도 주요 협력 분야다. 한화시스템과 EDGE 그룹은 기술 교류와 단계적 현지화를 통해 UAE 내 제조 기반을 구축하고, 도입한 장비를 현지에서 정비할 수 있는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무기 도입과 함께 자국 방위 산업을 육성하려는 UAE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장비를 공급받은 이후에도 현지에서 생산과 정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한화 역시 일회성 수출에 그치지 않고 후속 지원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며 장기적인 사업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한화는 EDGE 그룹의 산업 기반에 한화의 방산 기술을 결합해 UAE 사업을 확대하고, 다른 국가로 공동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는 “양사의 기술과 역량, 산업적 강점을 결합해 UAE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분야를 발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UAE와는 이미 정부 차원의 협력 기반이 마련된 상태”며 “한화시스템은 이번 EDGE 협의에 직접 참여해, M-SAM·L-SAM 다기능레이다와 함께 대드론 등 단거리 방공 분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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