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낙마' 용혜인이 불붙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쟁…폐지론 재점화하나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9.15 07:30  수정 2026.09.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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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 재선 기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이목

'저질 제도'라며 비례제 폐지 목소리 나와

정치권 "위성정당 때문에 본래 취지 깨져"

민주당 "개편 논의 필요하지만 아직 일러"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각종 의혹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각종 논란을 빚으며 성평등가족부 장관직에서 자진 사퇴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존폐 논쟁이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용혜인 의원의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를 계기로 제도 폐지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소수 정당의 정치 참여를 보장한다는 도입 취지는 살려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용 의원은 의원·장관 겸직 논란과 기본소득당 사당화 의혹, '언더조직' 성차별 묵인 의혹 등이 불거지자 지명 2주 만에 자진 사퇴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의 장관 겸직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용 의원의 두 차례 국회 입성을 가능하게 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주도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기 위해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창당과 결합하면서, 결과적으로 용 의원과 같은 소수 정당 출신 인사의 국회 진출 통로로 활용된 셈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간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되, 지역구 의석이 적은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더 배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거대 정당들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제도 도입 취지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2대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면서 위성정당 논란은 반복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비례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사실상 위성정당을 활용했고, 소수 정당의 독자적인 원내 진입을 보장하려던 제도가 거대 양당의 의석 확보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용 의원의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자진 사퇴 이후까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용 의원 사태와 관련해 "이런 저질 제도는 이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은 꼬리자르기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표심을 왜곡하고 기생정당 알박기를 합법화한 누더기 선거법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에 즉각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제도 개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률적인 폐지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의원은 "선거제도 개편은 매번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이슈 중 하나"라며 "당 내에서도 이번 용혜인 사태를 계기로 비례대표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 정당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이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자체를 폐지하기보다는 위성정당 출현을 막고 소수 정당의 독자적인 원내 진입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는 용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근본 원인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보다 위성정당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양당제인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소수 정당들의 정치 참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위성정당이 이러한 본래의 취지를 깨버린 것"이라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최근에 말한 정치개혁을 올바르게 하려면 용 의원을 재선으로 만든 괴물 위성정당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대표는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용 의원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세력과의 연대 및 정치개혁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김 대표가 언급한 정치개혁 논의에 선거제 개편이 포함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용 의원 사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존폐와 위성정당 방지책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만 민주당은 당장 선거제 개편 논의를 공식화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지금 하긴 이르다"며 "내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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