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판문점 회담 사진 공개
'톱다운' 정상외교 강조하며 대북 설득
북한, 트럼프 제안에 호응할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사진을 잇달아 공개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대북 설득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이어 과거 정상외교의 장면까지 소환하며 김 위원장에게 직접 대화에 나서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첫 번째 사진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두 장은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당시의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과거 정상회담 사진까지 꺼내든 것은 북한이 북미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계속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만큼, 북한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것은 구체적인 비핵화 해법이나 협상 조건이 아니라 과거 정상회담의 사진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자신이 선호하는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를 시도하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2019년 판문점 회동은 모두 정상 간 직접적인 만남과 정치적 결단을 앞세운 톱다운 방식의 성격이 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세부적으로 충분히 조율된 뒤 정상회담이 열린 것이 아니라, 정상 차원에서 먼저 큰 틀의 합의를 만들고 이후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는 방식이었다. 판문점 회동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자고 공개 제안하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문제 해결보다는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동을 즐긴다"며 "바텀업보다는 톱다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하지 않고 있지만 북미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지금 나와서 손해 볼 게 없다"며 "비핵화는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핵 문제에 대한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종전협정 등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예상외로 성과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나와도 김정은은 밑질 게 없다"며 "대내외 위상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사진 가운데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사진은 빠졌다. 하노이 회담에서는 비핵화 조치와 대북제재 완화 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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