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안우진 다음은 곽빈?…유일한 변수는 나고야행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19 10:44  수정 2026.08.19 10:44

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사이영 포인트’도 선두

외국인 투수 독식 깬, 변수는 9월 나고야 AG 차출

곽빈.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의 우완 에이스 곽빈(27)이 2026시즌 KBO리그 마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압도적인 구위와 한층 성숙해진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로 거듭난 그는 내친김에 연말 골든글러브 황금장갑까지 겨냥하고 있다.


올 시즌 곽빈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위엄은 숫자로 증명된다. 곽빈은 현재 투수 평가의 핵심 지표인 평균자책점(ERA)과 탈삼진 부문에서 동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압도적인 패스트볼에 낙차 큰 커브, 완성도를 끌어올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조합은 상대 타자들에게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온다. 경기당 평균 6이닝에 육박하는 이닝 소화력과 위기관리 능력까지 더해지며 완벽한 에이스의 면모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다승 부문에서도 9승을 기록하며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다승 1위인 KIA 타이거즈의 올러(11승)와는 단 2승 차에 불과하다. 선발 투수의 승수는 타선의 득점 지원과 불펜의 방어 등 약간의 운을 필요하기 때문에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다승왕 타이틀까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특히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사이영 포인트에서 곽빈은 단연 리그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사이영 포인트는 투수 기록의 종합적인 가치 등을 매기고 있으며 매년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높은 확률로 맞히는데, 곽빈 이 부문에서도 압도적 선두를 질주 중이다.


곽빈의 활약상이 더욱 값진 이유는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하는 리그 환경 속에서 거둔 순수 토종 에이스의 성과이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지난 수년간 외국인 에이스들이 각 팀의 1선발 자리를 독식하며 개인 타이틀과 주요 시상식을 쓸어 담는 흐름이 고착화되어 왔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뛰어난 구위를 앞세운 외국인 투수들의 틈바구니에서 국내 투수들이 개인 타이틀 경쟁의 전면에 나서는 일은 점차 가뭄에 콩 나듯 희귀한 풍경이 됐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KBO리그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면면을 돌아보면 토종 투수의 입지는 지극히 좁았다. 2017년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던 양현종, 그리고 2022년 독보적인 구위로 리그를 평정한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 단 두 명을 제외하면 황금장갑의 주인은 예외 없이 특급 외국인 투수들의 차지였다.


곽빈. ⓒ 두산 베어스

승승장구 중인 곽빈이 넘어야 할 변수는 다음 달 열리는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야구 대표팀의 핵심 선발 요원으로 발탁된 곽빈은 대회 참가를 위해 약 2주간 정규리그 자리를 비워야 한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인 소속팀 두산 베어스 입장에서도 에이스의 일시적 부재가 뼈아프지만, 곽빈 개인으로서도 타이틀 레이스 및 골든글러브 수상 전선에서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대표팀 차출 기간 정규리그 약 2~3차례의 선발 등판 기회가 날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적 지표가 크게 작용하는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 경쟁자들에게 추격을 허용하거나 격차를 벌리지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규정 이닝 소화 및 평균자책점 유지 측면에서도 타이트한 대표팀 일정 속에서 실전 감각과 컨디션을 기복 없이 유지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


결국 곽빈이 2026시즌 마운드의 최종 승자로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기 위해서는 대표팀 합류 전까지 등판하는 매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과 승수를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친 뒤 복귀해 치를 시즌 막판 등판에서도 피로도를 극복하고 흔들림 없는 피칭을 이어가야 한다.


외국인 투수들의 거센 도전과 태극마크라는 중책, 그리고 개인 첫 골든글러브라는 영예까지. 곽빈이 이 모든 난관을 뚫어내고 양현종, 안우진의 뒤를 이어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완성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그의 등판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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