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만남 상대 놓고 간 전자담배 미반환, 절도죄?…헌재서 취소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7.20 12:57  수정 2026.07.20 12:57

즉석만남 동석자 놓고 간 전자담배 전달받고 미반환

헌재 "절취나 불법 영득의사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즉석만남으로 만난 사람이 실수로 놓고 간 전자담배를 챙긴 후 돌려주지 않은 것은 절도죄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타당하다는 취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노모씨가 부산지검의 절도 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노씨는 작년 7월 부산의 한 노래타운에서 즉석만남으로 만난 동석자가 실수로 놓고 간 7만9000원 상당 전자담배 1개를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뒤 동석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져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헌재는 동석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 돌려주지 못했을 뿐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노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헌재는 당시 노래타운 직원이 노씨에게 친구인 김모씨의 옷과 함께 동석자의 전자담배를 건네준 점, 노씨는 전자담배를 건네받은 기억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노씨는 동석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이후 직원으로부터 옷과 전자담배를 연달아 건네받은 뒤 서 있었는데 이런 모습에서 절취 의사를 의심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노씨가 당일 오후 해당 전자담배를 친구 김씨 집에 그대로 두고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간 점 등을 보더라도 전자담배를 훔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기소유예 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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