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정통망법 논란에 헌법소원 예고…헌재 문턱 넘을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736]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7.08 17:30  수정 2026.07.08 17:30

개정 정통망법 7일 시행…허위·조작정보 유통 배상액 최대 5배

국민의힘 즉각 반발, 헌법소원 예고…"표현 자유 침해 및 검열"

법조계 "정당 자체 소송 쉽지 않아…실제 피해 국민 청구해야"

"기본권 침해 현재성 및 직접성 인정…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청사. ⓒ데일리안DB

'허위·조작정보' 유포자에게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과 1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부터 시행되면서 위헌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시행 첫날 헌법소원을 예고했고, 법조계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와 함께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첫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정보를 유통해 법익을 침해한 경우 법원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게시물을 반복 유통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개정법은 단순히 허위정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정보를 게시하면서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회를 넘는 게시자가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게시물을 2회 이상 반복 유통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법 시행 첫날부터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입틀막법은 악법이고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 청구와 독소조항을 삭제한 전면 재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가 무엇이 허위이고 혐오인지 판단하는 구조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권력에 의한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단체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허위·조작정보' 개념이 지나치게 불명확해 명확성 원칙에 반하고,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 역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표현이 규제 대상인지 예측하기 어려워 처벌을 우려한 나머지 표현 자체를 자제하게 되는 위축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다만 국민의힘이 예고한 헌법소원이 실제 헌법재판소의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재판소법은 공권력 행사 또는 법률로 인해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은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청구인이 자기관련성과 현재성, 직접성 등 적법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순히 법률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는 헌법소원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다.


결국 이번 법의 위헌성 논란은 실제 법 적용 사례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판단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첫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질 경우 이를 계기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이뤄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와 허위정보 규제 사이의 헌법적 한계를 둘러싼 판단도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원칙적으로 국가기관이나 정당 자체가 국민의 지위에서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법률안 심의·표결권 침해는 '권한쟁의심판'의 영역이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다만 일반 국민이나 크리에이터의 피해 사례를 취합해 청구인단을 구성하여 실제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한 국민을 청구인으로 한다면 요건 충족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는 게시자의 자기관련성은 명확히 인정되고, 법안이 7일 이후 시행되고 있으므로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 또한 인정된다"며 "법 시행 자체로 플랫폼의 자기검열을 유도해 일반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즉각 위축시키므로 직접성 또한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표현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지 않더라도 제재 가능성 때문에 스스로 표현을 자제하게 한다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제기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반복적이고 악의적으로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손해배상이나 처벌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규제 필요성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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