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탈세 제보했는데 포상금 거부…法 "중요 증거 없으면 무효"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7.20 09:32  수정 2026.07.20 09:34

신고자, 구로구 한 건물 부정환급 의심 탈세 신고…포상금 거절당하자 소송

"제보 내용과 과세당국 실제 부과 처분 사유 일치하지 않아…중요 내용 없어"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데일리안DB

탈세 의혹을 제보한 뒤 세무조사가 진행돼 수십억원이 추징됐더라도 제보 내용이 단순한 풍문에 불과하거나 중요한 자료가 빠져있다면 포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A씨가 구로세무서장을 상대로 "포상금 지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3년 5월 서울 구로구 한 건물을 공사한 B 재단법인이 탈세했다고 과세당국에 제보한 후 포상금을 신청했으나 지급을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제보 내용은 B 재단법인이 건물 증축·리모델링을 통해 조성한 150실 규모 오피스텔을 전부 임대해 영리사업을 했는데도 비영리법인임을 내세워 공사대금 부가가치세 80억원을 부정 환급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세금 탈루에 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국세기본법은 조세를 탈루한 자가 부당하게 환급·공제받은 세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한다.


재판부는 A씨 제보의 주요 내용과 과세당국의 실제 부과 처분의 사유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과세당국의 처분 사유는 B 재단법인이 업무시설용 오피스텔을 짓겠다며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아놓고 실제로는 주택임대사업 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법인 성격을 문제 삼은 A씨 제보 내용과 차이가 있었다.


오피스텔 임대를 위한 건물을 지을 때 낸 공사비 부가가치세는 돌려받을 수 있지만, 주택 임대를 위한 건물을 지을 땐 세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재판부는 "탈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거나 법인의 탈루세액을 산정하는 데 직접 관련되거나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탈세 제보자료를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했다.


이어 "처분의 단서가 될 만한 구체적 사실이나 그러한 사실이 기재된 자료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발견할 수 없다"며 "피고로서는 이를 기초로 용이하게 조세 탈루 사실을 확인하기 곤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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