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택배 질서의 균열③] 결국 소비자 부담?…노란봉투법의 청구서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7.17 07:00  수정 2026.07.17 07:00

교섭 의제 대부분 비용 증가와 직결

택배사 수익성에 영향 불가피

운임·물류비 인상 압력 커질 수도

결국 상품가격·배송비 상승 우려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과 하청 노동조합 간 단체교섭이 본격화되면서 택배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배송수수료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등이 교섭에 반영될 경우 물류 운영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주요 택배사들은 하청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절차에 잇달아 착수하고 있다.


교섭이 본격화되면 배송수수료와 주5일제, 작업환경 개선, 산업안전, 배송구역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특히 배송수수료 인상 등 택배 노동자의 처우와 직결된 요구가 교섭을 통해 반영될 경우 택배사의 물류 운영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주 5일제 시행이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시설 투자가 뒤따르면 추가 비용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곧 택배사의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주요 택배 3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비용의 상당 부분이 기사 수수료와 위탁 운송비 등 외주성 비용에 집중돼 있다.


한진은 총 영업비용 3조3198억원 가운데 운임 등과 위탁작업용역비 등이 2조6888억원으로 약 81%를 차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전체 비용의 68.4%(2조189억원)를 위탁수수료 등 간접 노무비 성격의 비용으로 지출했으며, CJ대한통운 역시 외주비와 기사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이 8조291억원으로 전체의 68.2%를 차지했다.


문제는 택배업계의 수익성이 비용 증가를 감내할 만큼 높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택배 부문에서 3조745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047억원에 그쳤다.


한진도 매출 1조3512억원에 영업이익 108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매출 1조3920억원에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주 7일 배송과 당일배송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물량 확보를 위한 택배사 간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010년대 초반 2300~2500원대였던 평균 택배 단가는 지난해 2200원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동량과 매출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남는 이익은 제한적인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단체교섭을 통해 배송수수료 인상이나 노동조건 개선 등에 따른 비용이 추가될 경우 택배사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택배사들이 늘어난 비용을 흡수하기 어려워 택배 운임과 물류비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부담은 소비자에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택배 운임과 물류비가 오르면 판매자와 이커머스 업체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상품가격이나 배송비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섭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청과 노조 간 협상이 길어지거나 노사 갈등이 반복될 경우 파업 등 쟁의행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새벽배송과 주7일 배송 등 속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배송 차질은 소비자 불편은 물론 이커머스 업체와 판매자의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으로 교섭이 확대되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거나 파업이 이어질 경우 소비자 피해도 불가피할 수 있다"며 "배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거나 상품을 제때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대량으로 물품을 발생하는 판매자들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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