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급 딜레마②] 빌라 공급 지원해도 살 사람 없다…대출·보증 규제 ‘겹겹’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7.17 07:00  수정 2026.07.17 07:00

HUG, 특례 PF·분양보증 출시…빌라 신축 지원하지만

전세대출 문턱 높고 사업자 LTV 0%, 임차·매입 수요 위축

“비아파트 건설·매입, 임대사업자 세제 규제 완화해야”

ⓒ뉴시스

정부가 급감한 비아파트 공급을 회복하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 금융지원에 나섰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수요 진작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급 확대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임차 수요와 임대사업자 의존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사업자 뿐 아니라 임차인과 매입자의 대출·보증 규제를 함께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는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비아파트 특례 PF보증 상품을 출시해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비아파트 특례분양보증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내년까지 수도권에서 비아파트 4만1000가구가 공급될 수 있도록 PF보증과 분양보증 요건을 완화하고 건축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 이후 비아파트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급감한 만큼 사업자의 초기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춰 공급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만으로는 실제 착공과 공급 확대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비아파트를 매입하거나 임차할 수요 자체가 대출과 보증 규제에 가로막힌 데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빌라와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전세대출 심사가 보수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보증을 의무적으로 들게 돼 있다”며 “이 기준에 맞춰서 전세를 내놓는데, 최근엔 보증 가입 가능한 물건도 은행들이 전세대출을 잘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임차 수요로 움직이는 비아파트 시장
임차인 전세대출 문턱 높아져…사업자 대출도 제한


비아파트 시장은 아파트와 수요 구조가 다르다. 아파트는 실거주 목적의 매입 수요가 상대적으로 두텁지만 비아파트 실수요자들은 직접 주택을 매입하기보다 전월세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비아파트를 매입하면 향후 아파트를 구입할 때 생애최초 주택구입 혜택을 받기 어려워지고, 청약 과정에서도 무주택자 지위를 잃을 수 있다.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낮아 향후 주택을 처분하고 갈아타기도 쉽지 않다는 부담도 있다.


비아파트는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들이 건설·매입해 공급하는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대출·보증 규제가 잇따라 강화되면서 임차 수요와 임대사업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위축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수도권과 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90%에서 80%로 낮아졌고 버팀목대출 등 정책자금 전세대출 한도도 축소됐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로 인해 신규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9·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매매·임대사업자 주댁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규제지역 30%, 비규제지역 60%에서 0%로 제한되면서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대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경훈 진경건설 대표는 “공급자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주택 신축 판매업에는 LTV 0% 기준을 완화해줬으면 좋겠다”며 “다가구·다세대·단독주택을 매입할 때 근린생활 시설 등으로 용도 변경을 하거나 저축은행을 통하는 등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임대인연합은 최근 국토부와 금융위원회, 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에 ‘비아파트 공급 촉진 및 민간 임대주택 공급기반 정상화를 위한 정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에는 등록임대사업자 대상 LTV 우대와 비아파트 건설·매입자금 정책금융 확대, 장기 저리 정책금융 공급 등의 금융지원 방안이 담겼다.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비아파트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확대해 임대수요를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세보증금 보증제도와 관련해서는 비아파트 주택가격 산정 방식을 개선하고 실제 시장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장기민간임대주택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합리화와 주택 수 산정기준 개선도 건의했다.


강희창 한국임대인연합회장은 “장기임대 목적의 비아파트는 주택 수에서 영구 제외하고 LTV와 전세대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실거주 목적으로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국민에게는 생애최초 주택구입 혜택 유지와 청약 상 불이익 해소 등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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