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떠난 16세 몽골 소년…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삶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7.16 10:25  수정 2026.07.16 10:25

심장·폐·간·신장 기증

이태오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자란 16세 몽골 소년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몽골 국적의 이태오(16) 군은 지난달 11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했다. 심장, 폐, 간, 양쪽 신장은 각각 5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태오 군은 지난달 3일 밤 교통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평소 남을 먼저 돕고 베풀기를 좋아했던 태오군의 뜻을 헤아려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2010년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태어난 태오 군은 6세 때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했던 그는 축구 경기를 볼 때마다 한국을 응원하고 애국가를 부를 만큼 한국을 고향처럼 여기며 성장했다. 농구, 축구, 유도 등 운동을 좋아했고 장래에는 한국에서 자신의 사업을 이루겠다는 꿈도 키웠다.


평소 배려심도 남달랐다. 중학교 졸업식에서는 함께 사진을 찍을 사람이 없는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갔고 고등학교에서는 반장으로 선출될 만큼 친구들의 신뢰를 받았다. 장례식장에는 친구 100여명과 교사들이 찾아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어머니 이순이씨는 "엄마의 사랑하는 아들로 태어나 줘서 고맙다. 엄마는 태오에게 사랑을 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태오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며 "몽골에 '하늘로 떠난 영혼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 있듯이 나중에 꼭 우리 가족에게 와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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