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 Getty Images for THE CJ CUP Byron Nelson
‘꿈의 타수’에 단 한 타가 모자랐던 김시우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 3라운드에서 짜릿한 위기 탈출극을 선보이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김시우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21언더파 19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공동 2위인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와 윈덤 클라크(이상 미국·19언더파 194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이틀 연속 리더보드 최상단을 점령했다.
전날 무려 12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60타를 기록했던 김시우의 기세는 이날 잠시 주춤했다. 3번 홀(파4)과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8번 홀(파4)에서 쓰리 퍼트로 첫 보기를 범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9번 홀(파5) 버디로 만회하는 듯했으나, 10번과 11번 홀에서 3m 이내의 퍼트를 잇달아 놓치며 연속 보기에 빠져 한때 선두 자리를 내주는 치명적인 위기를 자초했다.
자칫 무너질 수 있었던 순간, 김시우를 붙잡은 건 캐디의 한 마디였다. 김시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0~11번 홀 연속 보기 이후 캐디가 ‘지금 마음이 너무 급하다. 진정해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며 “그 말을 듣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 코스는 지키는 플레이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인 만큼, 남은 홀에서 내가 원하는 샷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정신을 차린 김시우는 무서웠다. 12번 홀(파5)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4번과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시우는 3라운드까지 무려 26개의 버디를 폭발시켰는데, 이는 PGA 투어 54홀 최다 버디 기록에 단 한 개가 부족한 압도적인 수치다. 현재 시즌 버디 270개로 투어 전체 1위를 질주 중이다.
김시우. ⓒ Getty Images for THE CJ CUP Byron Nelson
이번 대회에서 김시우가 맹타를 휘두르는 배경에는 과감한 ‘퍼터 교체’ 작전이 있었다. 김시우는 최근 퍼팅 감각에 일관성이 떨어지자 오랜 변화를 감행했다.
그는 “원래 5~6년 동안 부드러운 인서트 퍼터를 썼는데, 최근에는 덜 친 건지 그린이 느린 건지 감이 잘 안 오더라”며 “처음 우승했을 때의 단단한 페이스 면을 생각해서 캘러웨이 측에 특별 제작을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주 특별 제작된 ‘단단한 페이스 퍼터’를 실전에 투입한 김시우는 1년간 함께한 퍼팅 코치 마이크(Mike)의 훈련법까지 더해지며 완벽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마지막 날 우승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호랑이 굴’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가 이날 하루에만 6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9언더파로 김시우를 2타 차 턱밑까지 추격했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최종 4라운드에서 셰플러와 ‘챔피언조’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2023년 소니 오픈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이다.
김시우는 “세계 1위 셰플러와 내일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게 됐는데, 이기든 지든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즐겁게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며 덤덤하게 각오를 다졌다.
한편, 동반 플레이를 펼친 임성재 역시 이날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7언더파 196타를 기록,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다. 선두 김시우와는 4타 차로, 마지막 날 한국 선수들 간의 불꽃 튀는 우승 경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김시우. ⓒ Getty Images for THE CJ CUP Byron Nelson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